밥은 맛이 없다네요/문경아제 지난 여름, 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두 손녀딸이 영주 할아버지댁에 놀러왔습니다. 큰손녀딸은 아홉 살 초등흑교2학년이고 다섯 살 배기막내는 어린이 집에 다닌답니다. 어느 날 오후, 저녁 때 마트에 가자는 어른들 얘기를 꼬맹이가 엿들었나 봅니다. 저녁을 먹느라고 가족이 식탁에 빙 둘..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1.30
인간관계/문경아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인간관계라고 한다면 그 관계는 물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할 것이다. 한여름날 폭염속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렇게 여유로워야 할 것이다. 특히 직장내에서의 인간관계는 너무 수직적이어서는 안된다. 수직적인 인간관계는 경직되기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위아..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1.28
작품상을 받게되었습니다/문경아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공모한 '일상생활수기공모전' 에 응모한 제 작품 '사랑의 곁' 이 장려상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 주최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가슴이 찡했습니다. 작품에 비해, 제 필력에 비해, 과분한 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이란 독자에게 감동을 ..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1.26
출근길/문경아제 이른 새벽 눈비비고 일어나 가방 둘러메고, 도시락보따리 자전거에 싣고 집을 나섰다. 앞도 안 보일 만큼 안개가 자욱하다. 집도, 길도, 산도, 온통 안개 속에 묻혀버렸다. 자욱한 안개속에 가로등은 유난스레 밝다. 밤새 한잠도 못 자고 뜬 눈으로 길을 밝혔을 저 가로등! 길을 밝히는 것.. 일상이야기 2015.11.22
초우/페티 김 가을비 쓸쓸하게 내리는 날이면 그 옛날 패티 김이 불렀던 초우가 생각난다. 이제는 추억의 가수가 된 패티 김의 노래소리가 추절추절 내리는 빗소리 속에 흠뻑 젖어든다. 가슴 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 칠 때 갈 길없는 나그네의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 우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1.18
승무/조지훈 며칠 전에 갈무리한 과일이 생각나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문을 열자 과일 특유의 새콤달콤한 내음이 밖으로 확 퍼져나왔습니다. 코끝에 닿는 그윽한 내음은 참으로 좋기만 했습니다. 몇 알의 과일이 그 좋은 향으로 칙칙한 경비실을 정화를 시켰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좋.. 시 2015.11.16
세월이 가면/박인환 가을이면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가을이면 떠오르는 시인이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과 그가 엮은 사랑시 '세월이 가면' 입니다. 포도위를 낙엽이 이리저리 굴러다닙니다. 낙엽은 바람의 손끝에 의해 나그네 되어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이런 늦가을엔 서른 한 해를 살.. 시 2015.11.16
고향무정/오기택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산골짝엔 물이 마르고 기름진 문전옥답 잡초에 묻혀있네 새들도 집을 찾는 집을 찾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지금은 어느 .. 추억의 노래 2015.11.10
모정/재야시인 최남주 메밀밭 하얀꽃이 잠들어 고요한데 업은 아기 칭얼거려 낮달이 된 어머니 박 넝쿨 고운 박은 보름달로 밝아 오고 박 속 긁는 숟가락엔 소라 없는 눈물. 시 2015.11.06
그 보릿고개/김희영 아귀도 맞지 않는 부엌문 가만히 열리면 밤새 오락가락하던 쥐새끼만 멀쩡히 아침안부를 한다 대소쿠리는 언제나 궁색함으로 묵직하고 간장물 한 사발로 속을 들이키니 배고픔은 속에서 잠잠히 죽어간다 타닥타닥 아궁이 불씨만 가난 태우듯 온기를 붙들고 무딘 칼날 호박하나 깎을 수 .. 시 201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