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 한 편/문경아제
도깨비바늘 /김 동 한 우리 집사람은 문지방을 넘어올 때 발이 아닌 입부터 넘어선다 집사람 잔소린 온종일 삐지 않고 문턱이 닳도록 문지방을 들락거린다 문턱이 닳아 없어져 문설주 내려앉을까 겁이 난다 비쩍 마른 내 몸뚱이를 콕콕콕 찔러대는 집사람 잔소리 옷 벗어 아무 데나 던지지 말아요 콕, 휴지는 꼭 휴지통에 넣어요 콕, 밥 먹을 때 반찬 흘리지 말아요 콕, 바지를 벗어 훌훌 털어댄다 도깨비바늘은 떨어지기는커녕 더 깊이깊이 옷 속에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