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별에 별 녀석이 있습니다. 우리 집 막둥이는 어릴 적 아명(兒名)이 곰돌이었습니다. 꽃동산 뒷동네에 살 때 곰돌이는 못 말리는 개구쟁이였습니다. "퐁당퐁당!" 하는 소리가 듣기 좋았는지 곰돌인 숟가락이고 뭐고 손에 잡히는 데로 하수도 구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녀석은 앞집에 사는 또래 동무인 경진이와 함께 꽃동산 로터리 앞에 나가 춤추기 일쑤였습니다. "곰돌이캉 경진이캉 꽃동산 로터리에 앞에서 춤추고 있니대이. 끄잡고 올라해도 날다람쥐 맨치로 얼마나 약빠른지 당최 잡을 수가 있어야지." 골목 맞은편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가 그렇게 일러준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이었습니다. 한정 다리 밑에 이웃들과 함께 소풍가서였습니다. 잘 놀고 있는 영일이를 우리 집 막내 곰돌이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