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딸아이/문경아제 애물단지 딸아이가 어제 안동병원에서 맹장염 수술을 받았다. 집사람과 같이 오늘 수술받은 딸아이를 만나보려고 안동병원엘 갔다. 초췌해진 딸아이의 몰골이 너무도 안쓰러워 눈물이 핑돌았다. 딸아이는 시집을 가도 애물단지였다. 딸아, 예쁜 딸아, 우리 집 애물단지 애비 어미 딸아! .. 일상이야기 2019.11.19
우리동네 불침번/문경아제 김동한 애노가 짖는다. 우리동네 든든한 불침번 채정이네 검둥개 애노가 컹컹 짖는다. 애노가 짖는 걸 보니 밤이 깊었다보다. "애노야, 수고하거래이!" 일상이야기 2019.11.05
애노3/문경아제 채정이네 검둥개 애노가 대문앞에 쪼그려앉아있다. 학유정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더니 애노가 대문앞에 잔뜩 쪼그린채 앉아 있었다. 털복숭이 애노는 삽살이 사촌이다. 늦가을 날씨가 썰렁해지자 털복숭이 애노도 추웠나보다. 일상이야기 2019.10.29
불청객/문경아제 주방 식탁에 쭈구려앉아 점심을 먹는데 집사람이 들락날락거리며 하염없이 떠들어댄다. "집안에 나처럼 요렇게 종달새 노래하듯이 지꺼려주는 사람이 있으만 그키 좋다네." '씰데없는 소리하네. 개뿔같이 좋긴 뭐가 좋누, 밥좀먹자. 이 마누라야!' 그렇게 면박을 주고 싶었지만 하는 일없.. 일상이야기 2019.10.29
평등의 원칙/문경아제 평등하면 평화롭다. 그것은 인간사 불변의 원칙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뜻을 함께 하는 회원들의 모임에서도 '평등의 원칙'은 그 어디에서나 적용되어야 하는 인간사 불변의 원칙이다. 집사람이 기름값 많이 던다고 주방으로 통하는 보일러 배관의 밸브를 3분의2쯤 잠궈버려서 요.. 일상이야기 2019.10.29
병원에서2/문경아제 아침 10시쯤 병원에 도착했더니 대기순번이 14번이었다. 딴엔 일찍온다고 왔는데 일반외과진료실 앞에는 환우들이 죽 늘어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번주 토요일에 상처부위를 꿰맸으니 오늘은 실밥을 풀는지도 모르겠다. 술이 웬수였다. 상갓집에 조문갔다가 대중없이 마셔.. 일상이야기 2019.10.25
병원에서/문경아제 엊그제 토요일날 저녁때 술이 취해 거실에 쓰려졌었다. 앞으로 폭 거꾸러졌으니 얼굴이 성할리가 없었다. 눈두덩에서 피가 철철 쏟아졌다. 속이 상한 집사람은 고함을 "깩깩!" 질러댔다. 우리 내외는 영주교회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성누가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찢어진 눈두덩을 .. 일상이야기 2019.10.21
호박닢국/문경아제 작년 여름 어느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때 나는 영주 무지개아파트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었다. 늘봄이네 외할머니 권여사가 콩가루 풀어넣고 끓인 국한그릇과 밥한사발을 가져왔다. 스물아홉에 고향떠나온 후로 몇십년만에 맛보는 호박잎국이었다. 어머니 생각.. 일상이야기 2019.10.21
아름다운 다리/문경아제 경비실 문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까만 비닐봉지 안엔 간식거리가 들어있다. 저 까만 비닐봉지는 경비원과 주민을, 정과 정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다리다. 일상이야기 2019.10.21
애노3/문경아제 애노가 짖지 않고 울지 않으니 세상이 온통 조용하다. 채정이네 검둥개 애노가 울지 않고 짖지 안으니 무료하기 그지없다. 녀석이"컹컹!" 짖어되야 사람사는 동네 같은데, 애노가 짖지 않고 조용하니 동네가 적막강산이다. 누가 녀석의 입에 재갈을 물렸을까! 일상이야기 201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