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평등의 원칙/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10. 29. 09:55

 

평등하면 평화롭다.

그것은 인간사 불변의 원칙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뜻을 함께 하는 회원들의 모임에서도 '평등의 원칙'은 그 어디에서나 적용되어야 하는 인간사 불변의 원칙이다.

 

집사람이 기름값 많이 던다고 주방으로 통하는 보일러 배관의 밸브를 3분의2쯤 잠궈버려서 요즘 우리 집 주방은 썰렁하다.

오늘 아침은 죽 한그릇으로 떼웠다. 뜨끈한 죽이 밥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썰렁한 주방에서 후룩후룩 죽 한사발을 먹었다.

나는 그렇게 주방에 죽치고 앉아서 먹었는데 나보다 늦게 먹은 집사람은 안방에 퍼질러앉아 먹었다.

 

"당신은 방에서 먹어도 되고, 난 왜 안 되는데?"

"난 흘리지 않고 곱게 먹지만, 자기는 철철 흘려서 안된다니까."

'빌어먹을, 이건 분명 가정의 평화를 깨터리는 불평등 조항이다. 집사람 맘대로 정해놓은 조삼모사(朝三暮四)보다 더 고약한 불평등원칙이다.

에라, 쌈하기 싫어서 참는다. 내 더러버서 방에선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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