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5

소백정간(小白正幹)/문경아제 김동한

엊그제 낮에 정오순 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 시인은 내일아침 10시20분쯤에 영주교회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러면서 희영이랑 같이 나가겠다고 했다. 퇴직을 하고 먹고대학에 입학하고부터 아침9시가 되어서야 부스스 일어나곤 했다. 생활의 리듬은 그렇게 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아침엔 약속시간을 맞추기위해 헐레벌떡 일어나 세수하고, 얼굴에 크림도 바르고 광(光)을 내었다. 볼품없는 노인네 얼굴이 호사(豪奢)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얼굴치장하고 평소 즐겨입던 케주얼은 찾아보니 어디에 두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정장을 하고 대문을 나섰다. 가는 도중에 전화가 왔다. 꽃동산농협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우리 집에서 꽃동산농협까지는 걸어서 10여 분 이내의 거리다. 약속한 장소에 도착해보니 정오순 시..

스토리텔링 201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