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579

눈내리는 겨울밤 얘기한토막/문경아제

우리 집 큰 손녀딸이 유치원 다닐 때였답니다. 이가 아파 아빠와 함께 치과에 다녀오너라고 유치원에 결석을 했나 봅니다. 이튿날 선생님이 "김신우, 어제 왜 결석했니?"라고 하시자 우리 집 맹랑한 큰 손녀딸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네, 선생님! 엄마와 아빠 동생과 함께 김밥 싸가지고 소풍 갔다 오느라고 결석했습니다." 흰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날 소풍 갔다 오너라고 유치원 결석했다고 하네요. 새빨간 거짓말이 아닌 새하얀 거짓말이지요. 요즘도 큰 손녀딸은 하얀 거짓말 잘합니다. 할아버질 닮아 욕도 잘합니다. 경기도 의왕시에 살고 있는 우리 집 큰 손녀딸은 열네 살 중학 1학년이랍니다. 할아버지는 소백산 동쪽 아랫 고을 경북 영주에 살고 있답니다. 할머니와 둘이서요. 신우와 시우, 두 손녀딸이 무척 보..

갈하늘이 손짓한다/문경아제

길가 저 가로수 잎들도 이제 곧 빨갛게 노랗게 물들 것이다. 뉘 집 감나무에 감이 익어간다. 익어가는 감과 함께 가을도 깊어간다. 해마다 이맘때면 바라보는 가을 하늘이지만 싫증이 나지 않는다. 물색없이 곱기 때문이다. 길가 포차와 마트에서 사가지고 온 어묵 두어 꼬지와 막걸리다. 귀가할 때까지 먹어야 할 길냥식이고 술이다. 지인(知人)이라도 만난다면 주태백인 줄 알겠다. 자연과 벗할 때 막걸리 두어 잔 마신다. 인터넷에서 슬쩍한 코스모스 꽃밭이다. 곱다 참 곱다. 주위가 어둠으로 덮힌다. 귀가할 시간이다.

사모님/문경아제

사모(師母)님이란 '스승의 부인을 높이어 일컫는 말' '윗사람의 부인을 높이어 일컫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1990년 1월 10일 간행된, '동아 새 國語辭典'에는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백과에서는 사모님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내리고 있다. 1. 남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2. (기본적) 스승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3. 웃사람의 부인을 높이어 부르는 말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다가오기에 '사모님'이란 단어를 정리해보았다. 요즘은 사모님 전성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