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눈내리는 겨울밤 얘기한토막/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20. 12. 17. 20:02

 

 

 

 

우리 집 큰 손녀딸이 유치원 다닐 때였답니다.
이가 아파 아빠와 함께 치과에 다녀오너라고 유치원에 결석을 했나 봅니다.
이튿날 선생님이 "김신우, 어제 왜 결석했니?"라고 하시자 우리 집 맹랑한 큰 손녀딸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네, 선생님!
엄마와 아빠 동생과 함께 김밥 싸가지고 소풍 갔다 오느라고 결석했습니다."
흰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날 소풍 갔다 오너라고 유치원 결석했다고 하네요.
새빨간 거짓말이 아닌 새하얀 거짓말이지요.

요즘도 큰 손녀딸은 하얀 거짓말 잘합니다. 할아버질 닮아 욕도 잘합니다.
경기도 의왕시에 살고 있는 우리 집 큰 손녀딸은 열네 살 중학 1학년이랍니다.
할아버지는 소백산 동쪽 아랫 고을 경북 영주에 살고 있답니다. 할머니와 둘이서요.
신우와 시우,
두 손녀딸이 무척 보고 싶네요.
창문이 덜컹거립니다.
바람소리 들립니다.
긴 겨울밤도 깊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