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문경아제 우리 집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기차역은 있습니다. 나는 기차역을 자주 찾습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날 오후에도, 노란 은행잎 나풀나풀 떨어지는 처연한 가을밤에도 기차역을 찾아갑니다. 대합실엔 뭇사람들의 만남과 이별의 사연이 배어있습니다. 그 사연 사연을 느껴..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28
서편하늘 불붙다/문경아제 오늘 저녁 해넘어간 뒤 도솔봉위 하늘은 활활불타오르고 있었다. 구름을 죄다태워버린 빨간 화마는 어둠이내리자 까만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영주의 서쪽하늘을 말끔히 태워버린 빨간 화마는 그렇게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가 생이 소멸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25
딸아이가 아프다/문경아제 시집간 딸아이가 아퍼다고 한다. 아파서 안동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맹장이 터져서 복막염이 되었단다. 어릴 적, 병원엔 엄청 가지싫어했던 애물단지 딸아이였다. 그러던 딸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저 모양이다. 복막염이 무었인가? 맹장염이 더져서 복망염이 되는 것이다. 어릴 적, 버..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19
붕어빵 포차/문경아제 추석이 지나고 꼭 엿세가 지났습니다. 낮엔 덥지만 아침 저녁으론 선선합니다. 바람이 서늘합니다. 나흘 뒤면 추석쇤지 꼭 열흘됩니다. 그날은 내 생일이랍니다. 이제 머잖아 해마다 가을이면 선을 보였던 저 붕어빵포차도 고객찾아 나오겠지요. 오가는 행인들이 따끈한 어묵국물에 붕어..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19
배우와 스타/문경아제 배우와 스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세상은 배우와 스타를 혼돈한다. 스타는 인기에 연연하고, 배우는 명예를 중히 여긴다. 스타는 개린티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지만, 배우는 예술의 높낮이와 감독의 역량을 보고 출연작을 결정한다. 김승호와 안성기는 배우다. 설경규와 최민식도 배..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09
제비/문경아제 희뿌연 하늘을 제비떼가 훨훨날아다닌다. 하늘이 맑았으면 더욱 좋으려만 아쉽다. 제비는 봄부터 초가을까지 이땅에 살아가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이제 곧 날이 선선해지고 사람들의 옷이 두꺼워지면 저 제비들은 강남으로 날아갈 것이다.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기약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09
반쪽짜리 대통령/문경아제 나는 정치인을 싫어한다. 정치인, 그들 중 거의 다수가 말과 몸이 일치하지 않는, 즉 입따로 몸따로인 정치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우린 정치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무정부세상이라면 모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정치라는 괴물에 의해 움직이기 때..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9.06
영주 영광여자중학교/문경아제 영주 쑥골 뒤에 있는 영광여자중학교다. 우리 집 애물단지 딸아이는 30여 년 전에 저 학교를 졸업했다. 오늘 오전, 자전거를 타고 딸아이의 꿈이 스려있는, 지혜와 지식을 길러준, 딸아이의 모교 영광여중을 찾아나섰다. 학굣길에 들어서자 길이 가파로워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놓고 걸어..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8.30
언론의 사명/문경아제 2019년 8월29일 밤 10시 45분 현재, 다음홈피 실시간 검색의 1순위는 '한국언론사망'이다. 언론의 사명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데 있다. 해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서도, 곡학아세(曲學阿世)하여서도 안된다. 왜 이렇게 '한국언론사망'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시간 검색어1순위로 급상..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8.29
박/문경아제 저 텃밭의 박이 며칠전보다 누르스럼해졌다. 많이 익었다. 뉘집인지는 몰라도 올해 박농사 잘지었다. 박바가지 몇쪽은 나오겠다. 박은 '풍요'를 상징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