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쑥골 뒤에 있는 영광여자중학교다.
우리 집 애물단지 딸아이는 30여 년 전에 저 학교를 졸업했다.
오늘 오전, 자전거를 타고 딸아이의 꿈이 스려있는, 지혜와 지식을 길러준, 딸아이의 모교 영광여중을 찾아나섰다.
학굣길에 들어서자 길이 가파로워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놓고 걸어갔다.
옛날 이야기 한 번 해본다.
1987년 가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때 딸아이는 영광여중1학년이었다. 딸아이 공납금을 납부하려고 학교서무과(행정실)를 찾아가는 길에서였다.
그당시 학굣길에는 오른쪽으론 숲이 우거져있었다. 족제비 가족이 어딘가로 이사를 가고있었다.
낳은 지 얼마지나지 않은 새끼는 눈도 뜨지 안은 채였다. 새끼 네댓 마리가 어미 꼬리를 물고 아장아장 걸어가고 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걸어가던 족제비가족이 인기척이 나자 삽시간에 흩어져버렸다.
그 옛날의 족제비가족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으며 난, 느릿느릿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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