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에 비한줄금 내렸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소나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우비도 아니었다.
한참을 후두둑 떨어지다 그친 밋밋한 비였다.
비그친 하늘이 희뿌연 것으로 보아 비는 양이 차지않았나보다.
아쉬웠나보다. 더 내릴 테세다.
"구구구구 구구구구!"
산비둘기가 운다
"자식죽고 구구구구
계집죽고 구구구구"
그렇게 흐느끼며 산비둘기가 운다.
그 옛날, 고향마을 앞산 중턱에서 산비둘기가 울면 어머닌 따라 우셨다.
"구구구구 자식죽고
구구구구 계집죽고
앞마당에 매어놓은
암소죽고 구구구구"
어머닌 말씀하셨다.
저 산비둘기, 구구새는 살아가기 참 힘들었던 흉년,
돌림병으로 죽어버린 자식과 아내 그리다가 홧병(火病)얻어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홀아비넋이 환생한 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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