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산비둘기/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8. 15. 12:44

 

조금전에 비한줄금 내렸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소나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우비도 아니었다.

한참을 후두둑 떨어지다 그친 밋밋한 비였다.

비그친 하늘이 희뿌연 것으로 보아 비는 양이 차지않았나보다.

아쉬웠나보다. 더 내릴 테세다.

 

"구구구구 구구구구!"

산비둘기가 운다

"자식죽고 구구구구

계집죽고 구구구구"

그렇게 흐느끼며 산비둘기가 운다.

 

그 옛날, 고향마을 앞산 중턱에서 산비둘기가 울면 어머닌 따라 우셨다.

"구구구구 자식죽고

구구구구 계집죽고

앞마당에 매어놓은

암소죽고 구구구구"

 

어머닌 말씀하셨다.

저 산비둘기, 구구새는 살아가기 참 힘들었던 흉년,

돌림병으로 죽어버린 자식과 아내 그리다가 홧병(火病)얻어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홀아비넋이 환생한 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