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한장/문경아제 여보, 우리 내년 이맘때는 좀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그때쯤이면 우리 막내아들 진환이 배필 찾을테지요. 여보, 신우 할머니! 우리 지금껏 그래왔듯이, 남은 여생 손맞잡고 두런두런 얘기하며 동행합시다. 오늘도 평안을 비오. 2019. 10. 13. 서천둔치에서 당신의 옆지기가. 일상이야기 2019.10.15
김범선 선생님/문경아제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갤러리에 모셔놓은, 우리들의 영원한 스승, 소설가 김범선 선생님 모습이다. 걷는 것이 부자연스럽지만 그래도 건강하시다. 나는 선생님에게 수필과 소설, 동화, 기행문, 논설문, 스토리텔링 등 산문작법을 배웠다. 엊그제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일상이야기 2019.10.15
세상사는 이야기/문경아제 횡단보도 이쪽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 둘이 파란불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있다. 친구인 것 같았다. 한 아이는 키가 아주 크고, 다른 아이는 키큰 아이의 어깨아래로 돈다. 둘이는 아주 친해보였다. 세상은 이런저런 조건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강자와 약자, 가진자.. 일상이야기 2019.10.10
우리 집 큰손녀딸 신우/문경아제 우리 집 큰손녀딸 신우는 설날이 생일이다. 2007년 2월 18일에 태어났다. 그날이 음력설날이었다. 며느리가 몸을 풀려는 조짐이 있어 그해엔 아들내외가 설쇠러 내려오지 못했다. 할아버지와 손녀딸인 신우가 첫만남을 가진 것은 그해 4월 20일쯤이었다. 백날도 채 지나지 않은 손녀딸을 안.. 일상이야기 2019.09.24
실용과 허세/문경아제 어제아침 아홉시 조금 지나서 고용노동부 영주지청 가는 길에서 보았다. 요즘엔 잘 보이지 않는 소형차 티코를. 차임자가 누군지 궁금해진다. 분수껏 세상살이를 하는 듯한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차임자가 무척 궁금해진다. 일상이야기 2019.09.24
오줌찔개/문경아제 아침 산책길에 나설 땐, 이따금씩 영주교회 로비에 있는 커피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먹곤한다. 오늘아침에도 여뉘날처럼 커피한잔을 뽑아서 훌쩍훌쩍 마셔댔다. 빈 종이컵을 버릴려고 자판기에 다가서는데 저쯤에 오줌찔개 한마리가 보인다. 수컷이었다. 암컷보다 덩치가 훨씬 작.. 일상이야기 2019.09.17
다람쥐/문경아제 우리 집 꼬마 다람쥐는 팔딱팔딱 뛰어다니며 잘논다. 퀵보드를 타고 달릴땐 바람같이 빠르다. 추석을 쇠고 꼬마 다람쥐는 저네 집이 있는 경기도 의왕으로 올라갔다. 조금전에 집사람이 말했다. "꼬맹이가 요걸 냉장고에 숨겨놓고 잊어버리고 안 가져갔네." 집사람 손에는 길쭉한 과자 한.. 일상이야기 2019.09.14
추석전야/문경아제 밤열한시 오십여 분, 집사람은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고있다. 차례준비로 며느리 다그치며 온종일 고생한 집사람이 늦은 밤인데도 주방을 떠날 줄 모른다. 안쓰럽다. 손님같은 며느린 손녀딸 데리고 잠이든 것 같고. 깜냥껏 시어미를 도왔겠지만 며느린 아직 많이 어눌해보인다. 그래, 시.. 일상이야기 2019.09.13
운수 좋은 날/문경아제 길가다가 우연히, 예기치 않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평소 정겹게 지냈던, 가까운 이웃을 만날 땐 반갑기 그지없다. 오늘 오전 열한시쯤 기차역 가는 길에서 늘봄이네 외할머닐 만났다. "어머, 안녕하세요." "늘봄이네 외할머니 안녕하세요. 참 오랜만이네요. 잘지내셨죠." 우린 반갑게 인.. 일상이야기 2019.09.12
점심 때/문경아제 하늘이 희뿌옇다. 제비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이른 아침부터 희뿌연 하늘을 잽싸게 날아다니더니 배가 불렀나보다. 점심먹고 나더니 집사람은 마늘을 찧기 시작했다. 조그만 플라스틱 절구에 마늘을 넣고 "콩콩콩!"찌어대고 있었다. 한참을 찧더니 집사람은 나에게 절구공이를 넘겨주.. 일상이야기 2019.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