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오줌찔개/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9. 17. 13:05

 

 

아침 산책길에 나설 땐, 이따금씩 영주교회 로비에 있는 커피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먹곤한다.

오늘아침에도 여뉘날처럼 커피한잔을 뽑아서 훌쩍훌쩍 마셔댔다.

빈 종이컵을 버릴려고 자판기에 다가서는데 저쯤에 오줌찔개 한마리가 보인다.

수컷이었다.

암컷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수컷이었다.

오줌찔개는 사마귀의 경상도 문경지방사투리다.

사마귀의 동의어는 버마재비다.

한자표기는 '螳螂'이다.

성정이 아주 포악한 녀석이다. 저보다 약한 곤충은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포식자다.

녀석은 또 만용의 대명사다.

두 발을 들어올려 다가오는 수레를 막으려는 녀석이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은 그래서 생겨났다.

 

그러나 어쩌리오.

녀석도 하느님께서 세상박으로 내어놓으신 생명인데 천수는 누려야하지 않겠는가!

녀석을 두발로 몰아가며 로비박으로 내보는데 10여 분 걸렸다.

 

하늘은 높고 구름 한점없이 푸르다.

자전거를 몰고 내갈길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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