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추석전야/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9. 13. 00:23

 

 

 

밤열한시 오십여 분,

집사람은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고있다.

차례준비로 며느리 다그치며 온종일 고생한 집사람이 늦은 밤인데도 주방을 떠날 줄 모른다.

안쓰럽다. 손님같은 며느린 손녀딸 데리고 잠이든 것 같고.

깜냥껏 시어미를 도왔겠지만 며느린 아직 많이 어눌해보인다. 그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팔월열나흘달빛이 찢어지게 밝아 폰을 들고 대문밖으로 나갔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폰에 담아보았더니 렌즈가 작어서였을까 시원찮았다.

"귀똘귀똘 귀또르르!"

귀또리가 운다. 저 귀또리는 밤새워 울어대며 불침번을 설 것이다.

집사람이 들오기를 기다리며 몇 줄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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