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문경아제 잘했다. 우리가 이겼다. 비록 졌지만 상대팀 기니도 정말 잘했다. 조금전에 끝난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아프카의 복병 기니를 1-0으로 꺽고 16강에 진출했다. 최선을 다한 경기는 결과에 관계없이 아름답다. 나무랄데 없이 파인 플레이를 펼친 양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0.21
외줄타는 사람들/문경아제 높다란 아파트 벽을 외줄을 타는 사람들이 있다. 아파트벽을 도색하는 페인트공들이다. '일당 이십팔만 원' 작은 돈은 아니지만 하는 일에 비해 결코 많은 돈도 아니다. 가느다란 외줄에 목숨을 의지하고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저런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도 꽤 많다. 사.. 길따라 물따라 2015.10.17
셋방살이/문경아제 이른 아침, 눈비비고 하는 출근에 비하면 밤열시에 하는 퇴근은 느긋하기 그지없다. 밤 아홉시 반쯤, 외곽도로와 아파트 단지를 둘러본 뒤 초소에 돌아와 퇴근 준비를 한다. 시건장치는 이상 없는지 창문은 꼭 닫았는지 수신기 상태는 정상인지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가며 퇴근준비를 한.. 수필 2015.10.17
영주 번개시장/문경아제 그렇게 벅적대던 시장골목이 안쓰러울 만큼 한산합니다. 농사철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농사철이 끝나면 손님과 장사꾼으로 시끌벅적거리는 시장골목으로 탈바꿈하겠지요. 시장골목에 서있으면 이웃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제대로 느낍니다. 영주 번개시장 화이팅! 길따라 물따라 2015.10.16
정현음악학원/문경아제 김동한 코롱이파트에 있는 정현음악학원을 찾았습니다. 쉬는 시간인 듯, 원장님과 원생들이 속닥속닥 얘기를 나누고 있네요. 주고 받는 대화속엔 포근한 정이 녹아들었겠지요. 길따라 물따라 2015.10.15
중추가절의 골목길/문경아제 감이 빨갛게 익어가고 갈햇살 아래 피어난 돼지감자 노란꽃이 참 곱습니다. 문경지방에서는 돼지감자를 애감자라고 불렀습니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돼지감자는 훌륭한 군것질거리였습니다. 터밭에는 고추가 익었네요. 키위가 다 익으려면 아직도 한참은 기다려야 되겠지요. 저런! ..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0.15
대화/문경아제 밤 하늘에 모래 한 움큼을 확 뿌려본다 모래는 별이 된다 별이 된 모래는 별로만 남아있지 않고 비둘기가 되고, 듬직한 바위가 되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된다 시인이 된 별이 말을 걸어온다 우리 내일밤에 꽃동산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병 합세 올려다보고 대답을 한다 그래! 자네 두 잔, .. 시 2015.10.15
우리 집 떼쟁이/문경아제 다섯 살배기 우리 집 둘째 손녀딸 보슬비는 떼쟁이랍니다. 원래 이름은 '시우' 지만 나는 '보슬비'라고 부릅니다. 손녀딸은 떼쟁이지만 사랑스럽습니다. 지난 추석에 내려왔을 때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언니! 나는 남자는 싫어." 초등학교2학년인 큰손녀딸이 묻습니다. "왜?" ..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0.13
자유인 김동길/문경아제 김동길! 그는 진정한 자유인이다. 결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노신사다. 그는 유신시절 '민청학련사건' 의 배후지원혐의자로 지목되어 법원으로부터 15년형을 선고 받고도 항소를 포기했다. 몇 년 깎아 달라는 게, '자존심이 상해서' 라고 했다. 할말은 해야 직성이 .. 길따라 물따라 2015.10.12
여정(旅情)/문경아제 어제는 안동을 다녀왔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다락논에 벼가 누렇게 익었다. 산기슭에 피어난 노란 산국(山菊)이 가을이 깊어감을 알려준다. 이 길, 청장년 시절 16년8개월동안 하루같이 나다니던 영주안동 백릿길! 꼭 학교 선생님 같다던 젊은날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보며 멋적게 웃어본다... 길따라 물따라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