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노래

고향무정/오기택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1. 10. 11:23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산골짝엔 물이 마르고 기름진 문전옥답

잡초에 묻혀있네

 

새들도 집을 찾는 집을 찾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바다에는 배만 떠 있고

어부들 노랫소리 멎은 지 오래일세

 

1971년, 제대를 하던 그 해였는 지, 그 다음 해였는 지, 기억이 아슴아슴하다.

내고향 마을 인근에 작천이라는 동네가 있었다. 작천엔 서덕원 씨 라는 선배가 살고 있었다. 나보다 칠 팔년쯤 선배였다.

그 선배는 직업이 이발사였다. 그 선배는 노래를 기막히게 잘 불렀다. 가수 못지 않았다. 아니 가수 보다 나았다.

그 선배의 십팔번 곡이 해운대 엘레지와 고향무정이었다.

노래자랑 같은 무대에 서서 해운대 엘레지나 고향무정을 부를 때면 관객이 숨을 죽였다. 노래가 끝나면 앵콜소리가 요란했다.

그런 선배였는데 오래 살지 못했다. 오십을 조금 넘기고 하늘나라에 가버렸다.

오기택의 고향무정이 오디오에서 흘러나올때면 그 선배가 생각난다. 훤칠한 키에 머리는 항상 올백을 하고 다니던 그 선배가 생각난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포도 위에 수북히 쌓였다. 가을도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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