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想念)의 아침/문경아제 시끌벅적하던 집안이 조용해졌다. 큰아들내외는 두 손녀딸 데리고 의왕으로 갔고, 어제낮에 들렸다는 딸아이와 박서방도 저녁나절에 갔다고 했다. 막내도 어젯밤 자정이 넘어 평택으로 올라갔다. 막내까지 가버린 집안은 절간처럼 조용하다. 우리 내외는 또 한동안을 자식들 염려하며 .. 일상이야기 2018.02.17
우리 집 가족들/문경아제 설 차례를 지내고 우리 집 가족이 테레비젼 앞에 앉았다. 가족이 다모였는데 시집간 딸아이만 빠졌다. 딸아이 집안은 대가족이다. 오늘같은 명절날이면 딸아이는 고생꽤나 한다고했다. 테레비젼 앞에 앉아있는 우리 집 가족은 어른이고 아이고 없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틀레튼 경주에.. 일상이야기 2018.02.16
두 손녀딸/문경아제 설을 쇠려고 두 손녀딸이 내려왔다. 온종일 집이 시끌벅적하다. 사람사는 집 같다. 집사람 목소리가 높아진다. 말 안 듣고 테레비젼 앞에만 매달려있는 두 손녀딸 때문이다. 일곱살 꼬맹이는 졸린다며 작은방으로 건너가더니 금방 쫓아온다. 두 손녀딸이 번갈아가며 방안을 들락날락한다.. 일상이야기 2018.02.15
위염/문경아제 작년에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위염이 심하다고했다. 위내시경을 한 컴화면을 들여다보았더니 위가 걸레같았다. 절제없이 마셔댔던 술이 문제를 일어킨 모양이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었다. 아버지도 위염이 있었다. 술도 좋아하셨다. 약을 복용하고부터 술을 끊었다. 한달쯤 뒤부터 메.. 일상이야기 2018.02.13
아버님 기일/문경아제 오늘이 섣달 스무이레 아버님 기일이다. 아버님 살아생전 자식인 나는 불효자였다. 불효자였다는 것은 나 스스로가 알고 자식들이 안다. 오늘밤도 젯상앞에 엎드려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불효의 죄를 빌어야겠다. 젯밥 잡수시고 돌아가시는 아버님 배웅하러 대문 앞에 나가서면 밤하늘 .. 일상이야기 2018.02.12
장봐가기/문경아제 다섯시 반, 학유정 놀음도 파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엿섯시엔 판막음이 되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스마트폰 벨이 울렸다. 집사람이었다. '마흔여덟장 꽃놀이에 정신이 팔렸는데 무슨 놈의 전화람!' 그렇게 궁시렁 거리며 받지 않았더니 잠시후 벨은 또다시 울렸다. "바쁜데 왜?" "누가 할 .. 일상이야기 2018.02.11
세상사는 이야기.1/문경아제 밤 10시 퇴근길, 휴천3동 어느 골목을 지날 때였다. 뉘 집, 담장아래 할머니 네다섯 분이 옹기종기모여앉아 얘기꽃을 피우고 계셨다. 옛날얘기거나 아님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계셨으리라. 선선했던 탓인지 할머니들은 얇은 이불 한 장을 함께 두르고 계셨다. 할머니들의 다리는 이.. 일상이야기 2018.02.11
아침밥은 언제 줄라노/문경아제 여덟시가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집사림은, '날씨가 춥다느니, 그 노무 자식은 과수원을 한다면서 사과 한개도 안 갖다준다느니' 하고, 입만 총총댈뿐 아침밥 줄 생각을 안한다. 그 노무 자식은 박서방을 일음이다. 어제, 입이 말라 사과라도 먹어보려고 찾았더니 말라비틀어진 사과 한개.. 일상이야기 2018.02.09
한 잔 술에 노래 한곡/문경아제 학유정學遊亭에서 놀다가 저녁여섯시에 헤어졌다. 친구, 경호와 저녁을 먹으러 번개시장 안에 있는 옛날 돼지국밥집으로 갔다. 얼큰한 국밥과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친구와 난 뜨건뜨건한 국밥을 퍼넣으며 막걸리 한 잔을 했다. 두 잔 마시면 취할 것 같아 한 잔만 했다. .. 일상이야기 2018.02.07
동병상련/문경아제 경산에 살고 있는 옛 고향친구가 허리가 심하게 아프다고 한다. 초등학교동창생 여자친구다. 설쇠면 내가 일흔 둘, 그 친구가 일흔하나가 된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랬다.요즘들어 허리가 많이 아픈지라 친구에게 전화를 넣어봤다. 신호가 갔다.열 번쯤 울렸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전.. 일상이야기 2018.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