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에 살고 있는 옛 고향친구가 허리가 심하게 아프다고 한다.
초등학교동창생 여자친구다. 설쇠면 내가 일흔 둘, 그 친구가 일흔하나가 된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랬다.요즘들어 허리가 많이 아픈지라 친구에게 전화를 넣어봤다.
신호가 갔다.열 번쯤 울렸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끊었다.
한참 뒤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혜정이, 나 한이라."
"그래, 한이라. 오랜만이네. 잘지냈지. 허리가 너무 아파 누워있느라 전화를 못받았네."
"나도 늘 허리가 안 좋아. 며칠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어. 그래서 요즘 억지로 다녀. 몸을 유리그릇 다루듯 해. 살얼음 위를 걷듯 살살 걸어다녀. 젊을때부터 허리를 많이 아파봐서 허리아픈 사람들 심정은 잘 알아."
"그렇지. 난 지팡이 짚고 다녀. 심하게 아플땐 응응 울어. 수술을 하려고 했더니 병원에서 하지 못하게 말려.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며."
친구는 혼자 산다. 아파도 일어켜 줄, 넋두리 들어줄, 남편도 없다. 혼자서 밥먹고,
가까이에 위로해 줄 가족도 없는 외로운 친구다.
'여보게 친구! 힘들땐 전화하게나. 노래 불러줄게. 나 늘그막에 노래 잘한다. 한노래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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