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시가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집사림은, '날씨가 춥다느니, 그 노무 자식은 과수원을 한다면서 사과 한개도 안 갖다준다느니' 하고,
입만 총총댈뿐 아침밥 줄 생각을 안한다.
그 노무 자식은 박서방을 일음이다. 어제,
입이 말라 사과라도 먹어보려고 찾았더니 말라비틀어진 사과 한개도 보이지 않드라는 얘기다.
"아침 안 주는가?" 가 했더니 그제서야 집사람은,
"하매, 배가 고픈 모양이지!" 라고 궁시렁 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여기서 잠깐, '하매' 는 '벌써' 의 경상도 사투리다.
밥줄 사람이, 밥달라는 사람이, 있는 우리 내외는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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