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퇴근길, 휴천3동 어느 골목을 지날 때였다.
뉘 집, 담장아래 할머니 네다섯 분이 옹기종기모여앉아 얘기꽃을 피우고 계셨다.
옛날얘기거나 아님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계셨으리라.
선선했던 탓인지 할머니들은 얇은 이불 한 장을 함께 두르고 계셨다.
할머니들의 다리는 이불 속에 감춰져있었다.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지워졌다. '저렇게 재밌을까!'
이웃이 없다고 생각해보라.
세상을 친구 없이 홀로 살아간다고 생각해보라.
가족과 함께 친구는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길 여정旅程에 꼭 있어야 되는 사람들이다.
힘들 때 등기대고, 외로울 때 안아주고, 슬플 때 눈물 닦아주는 이가 이웃과 친구이기 때문이다.
할머님들, 밤이 깊었습니다. 밤 기온이 차갑습니다. 이제 그만 댁으로 들어가 주무십시오.
"문경아제의 수필, '퇴근길' 중에서"
아파트 마당에서, 쓰레기장에서, 만나는 아웃님들이 이따금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요즘은 왜 승강기 벽에 글을 올리지 않으시냐?" 고.
그를 때마다 빙그레 웃음으로 대답을 가름했습니다.
세상만사 무슨 일으든 오랜 세월을 두고두고 하면 이골이 생기는 법인데,
글이란 쓰면 쓸수록 어려워지니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웃님들, 오랜만에 어눌한 글 몇 줄 올립니다. 오가시는 길에 동무하소서. ▷문경아제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님 기일/문경아제 (0) | 2018.02.12 |
---|---|
장봐가기/문경아제 (0) | 2018.02.11 |
아침밥은 언제 줄라노/문경아제 (0) | 2018.02.09 |
한 잔 술에 노래 한곡/문경아제 (0) | 2018.02.07 |
동병상련/문경아제 (0) | 2018.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