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가 내려앉다/문경아제 땅거미가 내리자 거리엔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맘때면 집에 우두카니 홀로있을 집사람이 생각난다. 시집간 딸아이도 그리워지고 멀리 경기도 의왕시에 살고있는 어린 두 손녀딸도 보고파진다. 평택에서 직장생활을 하고있는 장가 안간 막내는 끼니나 제대로 끓여먹는지 .. 일상이야기 2018.05.19
우리 동네 건달들/문경아제 궂은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학유정엔 나이든 동네 건달들이 소복히 모여있었다. 모두다 일흔을 넘어선 노인네들이다. 이곳을 들락거리는 노인네들은 일흔 한 두살은 신참이다. 여든쯤 되어야 고참 대우를 받는다. 그래서 1947년생 정해생 돼지띠 동갑내기 친구인 경호와 내가 가장 졸.. 일상이야기 2018.05.18
풍경(風景)/문경아제 우리동네 가근방 풍광風光을 폰에 담아본다. 뉘집 터밭에 장다리가 한창이다. 땅콩싹도 제법 파랗고 파와 양대농사도 포실하다. 감자싹도 제법 자랐다. 그집 광엔 올 여름 땅콩과 양대 파와 감자로 가득하겠다. 부처님 오신날이 두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꽃동산엔 벌써 사월초파일 등이 .. 일상이야기 2018.05.08
아이들.1/문경아제 동네 아이들 네댓이 골목길에 모였다. 가은이, 은서, 건우, 삼남매와 유치원 다니는 초롱이 모습이 보인다. 하얀머리 친구 석교 손녀딸, 예담이도 한축에 끼어있다. 106동에서 원정온 혜원이도 노는데 정신이 팔려 집에 갈줄 모른다. 아이들이 벗어놓은 책가방과 신주머니가 길가에 너저분.. 일상이야기 2018.05.04
저녁때/문경아제 학유정에서 지인들과 놀다 파장하고 일어섰다. 친구 경호와 길 선배와 동행했다. 길 선배가 국밥 산다며 가자고 했다. 노년의 삶은 그런것이다. 아등바등하지않고 조금쯤 여유있고 느긋하게 사는 것, 그게 노년의 삶이고 운치다. 네것 네가 먹고 내것 내가 먹으면 탈은 없지만 무미건조하.. 일상이야기 2018.05.02
우정/문경아제 10여 년이 조금쯤 넘은 얘기이다. 103, 104동을 담당하는 2초소에 근무할 때였다.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붓던 어느 해 여름날이었다. 퍼부어대는 빗속을 뚫고 승용차 한 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잠시후였다. 누군가가 초소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보았다. 사십대 초반의 젊은.. 일상이야기 2018.04.26
아침기도.2/문경아제 오늘 하루도 선량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허락해 주십시오. 마음 편히 밥 얻어 먹을 수 있게 집사람 입에서 '아프다 소리' 안나오게 하여주십시오. 우리 집 예쁜 두 손녀딸 오늘도 학교 잘 다녀오게 보살펴주십시오. 집필 중인 작품이 진정성이 넘쳐나도록 은총을 내려주십시오. 창밖엔 봄.. 일상이야기 2018.04.04
무료할 땐/문경아제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 비 내리는 이 밤이 애절구려 능수버들 태질하는 창살에 기대어 어느 날짜 오시겠소 울던 사람아 잘한다. 그렇게 궁시렁거리며 빙그레 웃는다. 자화자찬이다. 주방에서 밥짓는 집사람이 들었다면 '에그, 저 양반 또 그 병이 도졌꼬만!' 하고 중얼댔을지.. 일상이야기 2018.04.01
클날뻔했다/문경아제 퇴근길에 나선다. 뭐니뭐니해도 직장인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퇴근시간이다. 네온불이 희미하게 꺼져가는 삼거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전거를 타고간다. 그렇다고 젊은이들마냥, "쌩쌩!" 달리지는 안는다. 그랬다간 넘어져 엉치뼈라도 부러지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구안동통로네거.. 일상이야기 2018.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