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 비 내리는 이 밤이 애절구려
능수버들 태질하는 창살에 기대어
어느 날짜 오시겠소 울던 사람아
잘한다.
그렇게 궁시렁거리며 빙그레 웃는다.
자화자찬이다.
주방에서 밥짓는 집사람이 들었다면 '에그, 저 양반 또 그 병이 도졌꼬만!' 하고 중얼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랴. 무료할 땐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노래한곡 부르는 게 심심풀이 땅콩인걸.
아주까리 초롱 밑에 마주 앉아서
따르는 이별주에 밤비도 애절구려
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세는 길어도
못 믿겠소 못 믿겠소 울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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