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란/문경아제 아침, "딩도댕!" 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거실을 서성거리고 있을 때였다. "누구세요? 나갑니다!" 그렇게 대답을 하며 마당으로 내려섰다. "잤는감?" 대문밖에서 길 선배 목소리가 들려왔다. 길 선배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들깻잎이었다. 들깻잎냄새가 확 풍겨왔다. 정.. 일상이야기 2018.06.07
집사람3/문경아제 아침밥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더니 벌써 나왔냐고 집사람이 구박한다. 나이들고부터 집사람 유세가 다락같다. 하루 밥 세끼 끓여먹는 공치사가 기고만장하다. 걸핏하면 목소리가 높아진다. 정도가 심한 듯 하면 "깩!" 소리를 질러대지만 그러면 쌈하자고 덤빈다. 싸우면 남편인 내가 밀린.. 일상이야기 2018.06.07
오후의 망중한/문경아제 동네의 나이든 건달들이 학유정에 소복히 모여 고스톱 삼매경에 빠져있다. 오늘도 구렁이알같은 내돈 만이천 원이 악당들 뱃속으로 들어갔다. 양옆에 자리한 악당들이 꿀꺽꿀꺽 내돈을 잘도 삼켜된다. 그래, 기다려라 내일 제대로 갚아줄거니. 일상이야기 2018.06.02
허리병2/문경아제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가 무척 아팠다. 굽신을 못할 정도로 아팠다.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보고 뒷처리가 힘들정도로 아팠다. 클났다. 내일 초등학교동창회에 가려고 휴가까지 냈는데 큰일이다. 오후에 막내와 같이 한의원에 들려 침 한방 맞아야겠다. 허리가 아플때는 늘 그렇게 .. 일상이야기 2018.06.01
불청객1/문경아제 저 넝쿨식물은 언제부턴가 이땅에 살아가는 불법체류식물입니다. 귀화신고歸化申告도 하지않고 제멋대로 살아가니까요. 나지막한 나무나 풀을 칭칭감고 올라가며 아주 못살게 한답니다. 번식력이 강한 넝쿨풀이지요. 눈에 띄는대로 족족 뽑아버려야하는 고약스런 식물이지만 꽃은 참 .. 일상이야기 2018.05.30
출근길/문경아제 우리 아파트는 아침 8시 30분부터 50분까지 40분동안 교통정리를 한다. 그시간쯤이면 초소앞길은 출글길에 나선 차량들로 붐빈다. 짝쿵과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수빈이와 보민이는 우리 동네 이름난 짝쿵이었다. 아침에 학교도 둘이 붙어서 가곤했다. 그랬었는.. 일상이야기 2018.05.30
건달의 아내/문경아제 어느 집을 막론하고 같이 사는 남정네가 건달이면 안사람은 고생이다. 건달은 집안을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밥숟가락 놓기바쁘게 바깥으로 줄행랑을 치기 때문이다. 해서, 남정네가 건달인 집은 집안대소사를 안사람이 꾸려나가야한다. 정년퇴직을 하고부터 나도 건달이 돼버렸다. 동.. 일상이야기 2018.05.26
에그, 힘들었다/문경아제 오늘은 참 힘든 하루였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하루였다. 하루종일 길을걷다보면 중도보고 소도본다고 했다. 오늘 근무가 힘들었던 것은 남의 탓이 아니고 내탓이었다. 내탓이요 내탓이요 바로 내탓이었다. 정신줄이 느슨해진 탓이었다. 산만해진 탓이었다. 나이들고부터 깜.. 일상이야기 2018.05.25
장뇌삼1/문경아제 수년전부터 이맘때쯤이면 풍기에 살고계시는 장하숙 회장님이 장뇌삼 여남뿌리를 택배로 부쳐주곤 하셨다. 장하숙 회장님은 풍기에서 성신인삼사를 경영하는 선배문인이다. 지역의 문학동우회인 죽계구곡문학회를 조직, 이끌어가시고 있다. 여든이 넘은 나이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일상이야기 2018.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