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1/문경아제 약먹어려고 물사발을 윗목에 갔다놓았더니 집사람이 잔소릴 한다. "또 질질 흘리면서 마시려고." 차라리 귀를 틀어막는게 낫지, 저렇게 잔소리할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다. 요즘은 그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 위장에 도움이 되지않기 때문이다. 수년 전, 아침 집사람이 안.. 일상이야기 2018.08.30
아침에 쓰는 일기/문경아제 간밤엔 비가 많이 내렸다. 비는 밤12시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주룩주룩내리는 빗소리 들어며 잠이들었다. 어젯밤엔 왠지모르게 뒷집이 조용했다. 영감님이 어디 외출이라도 하신 모양이다. 아침, 자고일어났더니 영감님 기척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집과 뒷집은 직선거리론 담장 하나 사이.. 일상이야기 2018.08.26
나팔꽃2/문경아제 곱다. 참 곱다. 저 고운 나팔꽃 따다가 나팔 만들어 우리집 떼쟁이 여덟살짜리 손녀딸 입에 물려주면, "따따따 따따따!" 재밌게 나팔불고 다니겠다. 일상이야기 2018.08.23
가족2/문경아제 맨첨 이집으로 이사왔을 때, 전에 살든 사람들이 집 뒤안에 단지를 묻어두었다고 한다. 집사람이 매매계약을 끝내고 집을 빙 한바퀴 둘러보았을 때, 땅속에 묻혀있는 단지를 보았다고했다. 집사람이 그댁 아주머니께 말했다고한다. '단지 꺼내면 뻐꿈해 보기싫으니 단지값 쳐줄테니 단지.. 일상이야기 2018.08.22
경비일기3/문경아제 덥다. 너무 덥다. 쓰레기장을 정리하는데 윗도리가 땀에 흠뻑젖어 몸에 착 달라붙는다. 시도때도없이 쏟아져나오는게 쓰레기다.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쓰레기는 나오게 마련이다. 윗동네에 사는 떠벌이 할매는 경노당에 살다시피한다. 떠벌이 할매는 잔소리가 심하다. 우리집사람하고 .. 일상이야기 2018.08.15
소나기3/문경아제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어, 소나기온다. 빨리 옥상에 올라가서 빨래걷어와요!" 하늘 같은 남편보고 빨래걷어오란다. 예전 젊을때 같으면 언감생심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당신이 올라가지 날 왜 시켜?" "난 동작이 느려 안돼. 빠른 당신이 올.. 일상이야기 2018.08.14
가족1/문경아제 우리 집 화장실에는 좌변기가 있고 버튼을 틀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도 세개나 박혀있다. 고물이지만 세탁기도 한대 놓여있고 서쪽 벽에는 조그만 수납장도 달려있다. 뚱눈인 내가 보기엔 우리 집 화장실은 얼추 세평쯤 될것 같다. 세평의 공간속에 공존하는 생명체도 가지가지.. 일상이야기 2018.08.13
그림 잘그리는 큰손녀딸 신우/문경아제 우리 집 큰손녀딸 초등학교 5학년 신우는 그림을 아주 잘그린다. 일테면 그림그리기 선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랙경기 모습을 tv로 관람한뒤 경기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아범이 지난 2월20일, 카톡으로 전해왔다. "꽈당!" 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캐나다 선수의 모습을 보고.. 일상이야기 2018.08.09
피서3/문경아제 퇴근해서 샤워하고, 시원한 미싯가루 한그릇 타마시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매일같이 열대야는 계속되고 난 피서지로 옥상을 택했다. 옥상은 별천지다. 산들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주황색불빛이 새어나오는 이웃 집 창들을 바라볼 수 있는 옥상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신문지 몇장 깔고 벌.. 일상이야기 2018.08.05
매미들의 합창/문경아제 숲속에는 지금, 매미들의 합창이 한창이다 참매미는 우아하게 "매양매양매양매양 매양매양매야앙" 말매미는 멋대가리 없게스리 "째에에에 째째째에~" 이주갈매미는 체신머리 없게 "이주갈이주갈이주갈이주갈 이주가알" 째롱매미는 사분의 삼박자로 경쾌하게 "째롱째롱째롱째롱째롱째.. 일상이야기 2018.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