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가족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8. 13. 14:38

우리 집 화장실에는 좌변기가 있고 버튼을 틀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도 세개나 박혀있다.

고물이지만 세탁기도 한대 놓여있고 서쪽 벽에는 조그만 수납장도 달려있다.

뚱눈인 내가 보기엔 우리 집 화장실은 얼추 세평쯤 될것 같다.

세평의 공간속에 공존하는 생명체도 가지가지다.

그르마도 보이고 어쩌다 반갑잖은 바퀴가 눈에 띌때도 있다. 그럴 땐 사정봐주지않고 수채구멍안으로 밀어넣는다. 죽고 살고는 제 능력에 달렸다. 끈질긴 녀석이니까 살아남을 것이다.

며칠전부터 귀뚜라미 두 마리가 껑충껑충 화장실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랬었는데 어제는 한마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에그, 집을 나갔나?  어디 더 좋은 곳 찾아갔나!"

귀뚜리 한마리가 눈에 띄지않자 집사람은 그렇게 애달파했다.

가족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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