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1/문경아제 겨울날 오후 학유정(鶴遊亭)에 고스톱 한마당이 벌어졌다. 고스톱은 놀이마당으로 놀면 한없이 재밌는 오락이다. 그러나 도박과 오락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사람들과 어울리면 분위기가 살벌하다. 오늘은 만 원쯤 엿사먹었다. 오늘은 내리막이었다. 고스톱을 쳐보면 판세가 인생.. 일상이야기 2018.01.12
국악소녀 송소희/문경아제 송소희는 대한민국 국악인이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자랑스런 국악인이다. 1997년생인 송소희는 이제 갓 소녀티에서 벗어난 만 20세다. 송소희는 열한 살때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국악계에 데뷔했다.국악계에서는 꼬맹이 송소희에게 국악신동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해, 전국노래자.. 일상이야기 2018.01.12
큰 손녀딸.5/문경아제 2007년 2월이었다. 큰아들 내외가 강보에 싸인 손녀딸을 안고 일하는 아파트에 찾아왔다. 얼굴도, 손과 발도, 시늉만 한 것처럼 아주 조그만 했다. 받아 안았다. 형체만 있는 눈은 까맸다. 그렇게 할아버지인 나와 첫 상면한 손녀딸이 설을 쇠면 열두 살, 초등학교5학년이 된다. 난, 우리집 .. 일상이야기 2018.01.10
제비가 그립다/문경아제 제비가 보이지를 않는다. 이맘때면 전깃줄에 빼곡히 앉아서 강남갈 준비를 하던 그 많은 제비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 많던 제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집으로 이사를 오던 1986년, 이맘때쯤이면 제비가 하늘을 가득 메웠었다. 해떨어지는 저녁이면 박쥐떼가 또 하늘을 가득 .. 일상이야기 2017.08.15
에그, 이 친구야/문경아제 메시지가 들어왔다. 새터동네 불알친구였던 동식이가 중환자실에 있는데 많이 호전되었지만 폐렴이 왔다는 내용이었다. 무슨 뜬금없는 좋지않은 소식인가 싶어 발신을 한 친구에게 전화를 넣어보았다. 도대체 무슨 얘긴가 하고 물었더니 대답이 이러했다. 충남 대천 사는 동식이.. 일상이야기 2016.05.13
4월에 내리는 눈 내가 열여덟 살 때였던 1964년 초봄이었다. 3월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하얗게 내렸다. 파란 보리밭은 온통 흰눈으로 덮혀있었다. 해가 떠오르자 눈은 쉬이 녹아버렸다. 말그대로, 봄눈 녹듯했다. 예주 김영숙 시인과 강문희 시인 그리고 내가 자리를 함께했다. 우리는 점심을.. 일상이야기 2016.04.08
손녀딸2/문경아제 방학을 한 두 손녀딸이 어제 내려왔다. 큰 놈은 아홉 살, 초등하교 2학년이고 막둥이는 다섯 살, 어린이 집에 다닌다. 집에 내려온 아이들은 해방이라도 된듯하다. 까불락대며 밤 늦게까지 뛰어놀던 아이들은 어제밤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할머니가 주는 아침밥 얼른 먹고 아이들은 테레.. 일상이야기 2016.01.05
태양/문경아제 병신년의 붉은 태양이 솟아오른지 오늘로서 꼭 나흘이 되었습니다. 저 붉은 태양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의 힘이고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 미래입니다. '온 겨레 정성덩이 해돼 오르니' 그렇습니다. 겨레의 정성과 염원이 붉게 솟아올라 검붉은 태양이 되었습니다. 저 태양이 서산으.. 일상이야기 2016.01.04
출근길/문경아제 이른 새벽 눈비비고 일어나 가방 둘러메고, 도시락보따리 자전거에 싣고 집을 나섰다. 앞도 안 보일 만큼 안개가 자욱하다. 집도, 길도, 산도, 온통 안개 속에 묻혀버렸다. 자욱한 안개속에 가로등은 유난스레 밝다. 밤새 한잠도 못 자고 뜬 눈으로 길을 밝혔을 저 가로등! 길을 밝히는 것.. 일상이야기 201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