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4월에 내리는 눈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4. 8. 14:37

 

 

 

내가 열여덟 살 때였던 1964년 초봄이었다. 3월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하얗게 내렸다. 파란 보리밭은 온통 흰눈으로 덮혀있었다.

해가 떠오르자 눈은 쉬이 녹아버렸다. 말그대로, 봄눈 녹듯했다.

 

예주 김영숙 시인과 강문희 시인 그리고 내가 자리를 함께했다. 우리는 점심을 함께했다. 강 시인이 부인과 어디에 가려고 약속을 잡아놓았다고해서 식사만 하고 우리는 일어섰다. 김영숙 시인이 아쉽다는 듯 말했다.

"오늘 예천가서 점심먹고 삼강주막으로 해서 이곳저곳 한 바퀴 빙 둘러보려 했더니."

강시인이 대답했다.

"예주 시인님! 미안하니더. 오늘은 집사람과 필히 가볼데가 있으서요. 다음에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하늘은 파랬다. 청청하늘이었다.

돌아오는 길, 신영주 둑방아래 널따란 도로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4월에 내리는눈은 신이 우리 인간에게 내리는 이 봄의 선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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