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ㄹ 닐니니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ㄹ 닐니리 시 2019.03.15
어느 수녀님과 윤동주 시인/문경아제 삼월하늘을 올려다보며,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감옥의 싸늘한 감방에서 27세의 나이로 순국하신 윤동주 시인을 생각합니다. 파란 하늘 쳐다보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를 생각합니다. 저 푸른 삼월하늘 .. 시 2019.03.14
동행(同行)7/문경아제 보랏빛 꿈 안고오는 아침햇살은 곱지만 발뒤꿈치에 묻어다니는 아내잔소리는 밉다 저저리하지마라 돈아껴 쓰라 한밤에 어딜 나가나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아내잔소리는 참 싫다 요즘엔 한술 더 떠 업어달랜다 허리 아픈 내게 업어달랜다 어쩌누 하루 세끼밥 먹여주는 유세가 저렇게 .. 시 2019.03.12
아이들 자유를 잃다/문경아제 겨울방학이 되었는데 사랑하는 두 손녀딸이 내려오지 못한단다 열두살 오학년 큰 손녀딸은 리코더 연습하너라고 여덟살 일학년 막둥이 손녀딸은 학교에 나가 만들기 하느라고 못 내려온단다 요즘 아이들은 그래서 불쌍하다 아이들은 산과 들 학교운동장과 동네골목길을 뛰어다니며 뒹.. 시 2019.01.06
태양3/문경아제 당신의 몸 불살라 온 세상 모든 생명체에게 밝은 빛과 따사로운 볕을 내려주시는 당신은 성자십니다 구도자에게도 파지 주어모으며 고달픈 생 이어가는 허리굽은 할머니에게도 자고나면 내편 니편 판가름하며 입에 거품물고 쌈질해대는 사이비 정치꾼에게도 그 무섭다는 조폭들에게도 .. 시 2019.01.06
천생연분/문경아제 낮 열두시 이십여 분 겨울날씨 답잖게 햇살이 따사롭다 눈부신 햇살은 그 옛날 우리집 할머니 머리카락처럼 새하얗고 명주고름만큼 곱다 이 햇살 고운 날 우리 내외는 독감으로, 감기로, 자리보존하고 누웠다가 내가 먼저 일어났다 나는 먹어가며 앓았지만 아내는 어제 아침먹은 뒤로 속.. 시 2019.01.06
그 애들은/문경아제 까까머리 꼬마총각이 어른들 뒤를 따라간다 졸랑졸랑 따라간다 성너머동네앞 다리를 건너고, 솔밭동네 옥산을 지나서, 비티재를 넘어간다 조상님들 산소가 있는 수예마을 뒷산에 시사지내러간다 어른들 따라서 여섯살 꼬맹이도 산소앞에 엎드려 납죽 절을 한다 산소아래 저쯤에 얼라를.. 시 2018.12.09
물레방아/문경아제 물을 안고 세월 품고 돌고 돌던 그대 하얀 설 며칠 앞둔 춥디춥던 날 먼 산 부엉이 밤새워 울던 밤 주인집 둘째 딸내미 오른 손목 앗아버리고 수차 떼어 짊어지고 눈물 뿌리며 떠나더니 저 하늘 하고 많은 별 중에 그대의 서러운 혼은 어느 별에 담았는가? 시 2018.11.26
대화/문경아제 밤하늘에 모래 한 움큼을 뿌린다 모래는 별이 된다 별이 된 모래는 별로만 남아있지 않고 비둘기가 되고, 듬직한 바위가 되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된다 시인이 된 별이 말을 걸어온다 우리 내일밤에 꽃동산포장마차에서 소주 한병 합세 올려다보고 대답을 한다 그래, 자네 두 잔, 내 두 잔.. 시 2018.11.26
사우(思友)2/문경아제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는 파란 별나라에 살고 있는 친구야 자네가 살고있는 그 이상한 나라에도 가을하늘은 저리 높니 밤이면 풀숲에서 뀌뚜리 울고 구만 리 하늘엔 기러기 떠가니 물어나 마나 막걸린 있겠지 친구야 요럴 땐, 향수병에 걸리고 만 요럴 땐 탁배기 한.. 시 2018.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