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하늘을 올려다보며,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감옥의 싸늘한 감방에서 27세의 나이로 순국하신 윤동주 시인을 생각합니다.
파란 하늘 쳐다보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를 생각합니다.
저 푸른 삼월하늘 올려다보며, 윤동주 시선집 첫 장 갈피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윤동주 시인님!'이라고 써놓은 어느 여대생을 생각합니다.
가톨릭 수녀가 되어버린 여대생을 생각합니다.
"수녀님, 요즘도 시 쓰시나요?"
그렇게 물으면,
"왠걸요. 시 안 쓰요." 라시며
생긋 웃으시던 수녀님 미소를 떠올립니다.
이십대 젊은 날, 수녀님이 읽고 시인 윤동주를 존경하셨을 '서시'를 저 푸른 하늘 한복판에 써봅니다.
커다란 붓들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읽을 수 있게 아주 큼직하게 써봅니다.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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