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5/문경아제 어제는 당직을 섰다. 톼근해서 식빵 몇 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블로그를 점검한 뒤 눈을 붙였다.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나이들면 잠이 보약이라고 한다. 얼마쯤 잤을까, 시끄러워 잠에서 깨어났다. "고물삽니다. 헌 칼라 테레비나 컴퓨터 삽니다. 못써는 냉장고나 세탁기 삽.. 수필 2016.09.23
애호박/문경아제 서천뚝방길 아래에 있는 박 계장 댁 담장아래 피어난 호박꽃이 참 곱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동글납짝한 애호박이 달렸다. 동글납찍한 애호박이 우리집 둘째 손녀딸 보슬비만큼 사랑스럽다. 따다가 칼국수 끓여 먹으면 사람쥑이겠다. 어릴적, 어머니는 울타리에 달린 애호박을 따다가 .. 수필 2016.09.21
과일의 왕 대추가 빨갛게 익어간다. 대추는 길가던 선비도 그냥가지 못하고 걸음을 멈춰서서 따먹고 간다고 하는 과일이다. 대추는 씨가 한 개다. 밤은 씨가 세 개고 감과 배는 여섯 개다. 옛어른들은 씨가 한 개뿐인 대추를 과일의 왕으로 여겼다. 세개인 밤은 삼정승으로 보았고 여섯 개인 배와 감.. 수필 2016.09.08
정서분/문경아제 옛날, 우리 동네에서 산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불당골이라는 산동네가 있었다. 옹가지골은 불당골에서 빤히 올려다 보이는 서쪽 산 기슭에 있었다. 옹가지골에는 외딴 집이 한 채 있었다. 정서분네 집이었다. 키가 작은 서분이는 아주 또록또록 했다. 내가 초등학교6학년이었을때 서분.. 수필 2016.09.07
사랑 여름방학때 내려온 두 손녀딸은 열흘이 넘게 머무는동안 잘먹고 잘놀았다. 열 살짜리 큰손녀딸은 먹어도먹어도 배가 고프다고 했고 여섯 살짜리 막둥이는 눈만 벌어지면 맛있는 것 해달라고 했다. 어느날 큰손녀딸이 그러더란다. "할머니 닭고기도 있고, 국물도 있고, 또 쌀도 들어 간 거.. 수필 2016.09.03
태권도/문경아제 태권도는 삼국시대부터 전래되어오는 우리나라 국기다. 이웃 나라 일본은 가라데(공수도)가 국기이고 중국은 우슈가 국기이다. 일제강점기때 우리나라에 보급된 당수를 태권도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수도는 공수도의 별칭이다. 물론 요즘은 그런 사람이 없다. 간악한 일인(日人).. 수필 2016.08.21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참깨를 쪄서 묶어 밭에 줄줄이 세워놓았습니다. 밭언저리에는 목화꽃이 곱게 피어났습니다.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목화꽃을 잘 모를 것입니다. 저 미색의 목화꽃이 지고나면 그 자리에 탁구공만한 연두색 열매가 맺히고 가을이면 하얀 목화송이가 피어난답니다. 옅은 연두색을 띤 목.. 수필 2016.08.18
풀꾼먹이 날/문경아제 옛날에는 '풀꾼먹이 날' 이란 것이 있었다. 풀꾼은 풀베는 사람, 즉 머슴을 일음이다. 소에게 먹이려고 못자리나 모심기 논에 퇴비를 하려고 풀꾼은 풀을 베었다. 풀베는 일은 무척 힘든 작업이다. 못자리나 모심기논의 풀로는 떡갈나무 잎이나 싸리나무 햇순이 좋았다. 풀짐은 아주 무거.. 수필 2016.08.13
손녀딸들 우리 집 떼쟁이가 잔다. 떼쟁이는 여섯 살 우리 집 둘째 손녀딸이다. 떼쟁이가 자니까 온 세상이 조용하다. 조 떼쟁이 조그만 입은 잠시도 그냥 있는 법이 없다. 뭐라고 온종일 종알종알 거리며 이방저방, 거실과 주방을 들락거리며 논다. 잘 놀다가도 언니가 보이지 않으며 찾는다고 난리.. 수필 2016.08.09
목민관 청소차가 수거해 가는 못쓰는 쇠붙이, 야쿠르트병이나 사이다병같은 플라스틱고물은 청소차인부들의 수입으로 잡혔다. 그랬는데 청소원들의 그 수입이 수 년 전부터 시청수입으로 돌아갔다며 청소원들은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그렇게 하면서 청소원들 임금이 10여 만 원 올랐다고 했다.. 수필 201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