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풀을 뽑다가 실낱같이 갈라진 콘크리트 틈사이에 뿌리를 박고 자란난 강아지풀을 만났다. 그 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린 강아지풀은 꽃을 피웠다. 생명이란 이렇게 경이롭고 숭고한 것이다. 강아지풀은 잡초이다. 잡초는 제아무리 밟혀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대를 .. 수필 2016.07.13
무지개 어제저녁 7시 반쯤에 현대 동산아파트 동쪽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보 남 파 초 노 주 빨' 일곱 빛깔의 선명한 무지개는 참 고왔다. 요즘엔 무지개가 참으로 귀하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이곳저곳에서, "어~무지개 떴네." 하며 신기해 하고 반가워했다. 무지개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여섯 .. 수필 2016.07.13
난장 우리 집앞, 골목길엔 언제부턴가 장이 선다고 했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서 발생하는 것이 시장이라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우리 집앞 골목길에 서는 장은 분명, 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시장이다. 내 눈에 띄기라도 했드라면 "찰칵"하고 사진을 찍어 시청에 고발했을 것이다. 난전(.. 수필 2016.07.11
예비 작가들 허리병이 도졌다. 어제밤에 퇴근해서 시원하게 샤워하고 블로그 점검하고 잠자리에 던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누울때 잘못 누웠든 것 같았다. 허리가 삐긋했다. 아니나 다를까. 자고 일어나니 허리가 영 시원찮았다. 한의원에 가서 침이라도 한방 맞고 오려고 집을 나섰다. 허리가 아플.. 수필 2016.07.09
부부.1 어제는 당직을 했다. 여름날이라 날씨가 후덥지근했다. 당직은 철야를 해야한다. 이런 날에 당직을 서려면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자는둥마는둥 그렇게 밤을 지새웠다. 아침,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때르릉 때르릉" 전화벨은 쉬지않고 숨이 넘어갈듯 울려댄다. '아침.. 수필 2016.07.01
참새새끼 며칠전이었다. 아침, 출근을 해서 왼손에는 쓰레기통을, 오른손에는 집게를 들고 단지내외를 한 바퀴 빙돌던 참이었다. 초소에서 멀지않는 길건너 좁다란 인도 위에 조그만 참새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뭣 때문에 저렇게 죽어버렸노.' 어린 참새새끼는 주둥이가 노랬다. 참새새끼 특.. 수필 2016.07.01
우리 집 안방 우리 집 안방입니다. 값나가는 가구도 현란한 그림 한 폭도 없습니다. 방구석 이곳저곳에 정리되지 않은 책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벽에 걸린 액자속의 글은 18년 전, 연암 김동호 선생님께 받았습니다.달력 아래에 조그만 앉은뱅이책상이 놓였고 그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 앞에 쪼그려 앉.. 수필 2016.06.21
심성(心性) 공무원 말년에 나는 수도검침원을 했었다. 여름이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그렇게 무더운 날이었다. 그날도 왼 옆구리에는 검침부를 끼고, 오른 손엔 검침용 갈쿠리를 들고, 검침길에 나섰다. 어느 수용가 대문 앞에 서서 "수도검침왔습니다." 라고 외치며 대문을 두드.. 수필 2016.06.19
대추꽃의 향 자전거보관소 뒷쪽 공한지엔 대추나무가 빽빽히 들어서 있다. 한 대여섯 그루는 될성싶다. 높다란 대추나무 곁에 서있는 앵두나무는 나즈막하기 그지없다. 향긋한 내음이 코끝에 와 닿는다. 참 감미로운 내음이다. 어디서 풍겨오는 달콤한 향내일까?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살펴봐.. 수필 2016.06.13
진자주빛 접시꽃 옛날 초등학교 다니던 어린 시절, 고향마을 새터동네에는 접실어른이라는 안어른이 살고 계셨다. 접실어른은 허리가 굽고 머리가 하얀 50대 후반의 할머니이셨다. 접실어른은 30대중반쯤된 며느리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녀딸 승희와 손자 승일이, 일곱살에 접어던 꼬맹이 손녀딸.. 수필 201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