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참새새끼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7. 1. 14:12

며칠전이었다.

아침, 출근을 해서 왼손에는 쓰레기통을, 오른손에는 집게를 들고 단지내외를 한 바퀴 빙돌던 참이었다.

초소에서 멀지않는 길건너 좁다란 인도 위에 조그만 참새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뭣 때문에 저렇게 죽어버렸노.' 어린 참새새끼는 주둥이가 노랬다. 참새새끼 특유의 선명한 암갈색을 띄고 있었다.

저 죽어버린 어린 참새는 분명, 짹짹거리며 어미새와 형과 누나새를 뒤따라 비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비행중에 담벼락이나 길가에 서있는 전주대를 들이받고 저렇게 죽어버렸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참새새끼가 불쌍했다. 언젠가 우리 집 매실나무에서 어미새를 놓쳐버리고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애달피 울던 참새새끼가 생각났다. 그 녀석은 얼마뒤 어미새가 와서 데려갔다.

창고에 가서 삽을 가져와 동산공원 바위밑에 조그맣게 구덩이를 파고 죽은 참새새끼를 묻어주었다.

'그래, 다음생에 또 참새로 태어나거던 그때는 조심하렴. 푸른 하늘 맘껏 날아 다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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