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때 내려온 두 손녀딸은 열흘이 넘게 머무는동안 잘먹고 잘놀았다. 열 살짜리 큰손녀딸은 먹어도먹어도 배가 고프다고 했고 여섯 살짜리 막둥이는 눈만 벌어지면 맛있는 것 해달라고 했다.
어느날 큰손녀딸이 그러더란다. "할머니 닭고기도 있고, 국물도 있고, 또 쌀도 들어 간 거 먹고 싶어요."
'아하, 조 녀석이 닭백숙이 먹고 싶은게로구나.' 그렇게 생각한 집사람이 손녀딸에게 물어보았단다.
"닭백숙이 먹고 싶나?" 집사람이 묻자 손녀딸은 "응!"하고 대답하더란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 찜통 같은 삼복무렵에 집사람은 닭을 고와 백숙을 만들었다. 그리곤 두 손녀딸에게 먹였다. 두 손녀딸은 이틀을 맛나게 먹더라고 했다.
집사람은 말했다. "고것들이 해달라는데 우예 안 해주노. 내가 찜통이 되더라도 해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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