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떼쟁이가 잔다. 떼쟁이는 여섯 살 우리 집 둘째 손녀딸이다.
떼쟁이가 자니까 온 세상이 조용하다. 조 떼쟁이 조그만 입은 잠시도 그냥 있는 법이 없다. 뭐라고 온종일 종알종알 거리며 이방저방, 거실과 주방을 들락거리며 논다. 잘 놀다가도 언니가 보이지 않으며 찾는다고 난리다.
아이들은 잠을 많이 잔다. 놀던 자리에 그냥 쓰러져 자기도 하고 어떨때는 밥먹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우리 집 떼쟁이도 그렇게 잠들때가 많다. 떼쟁이인 막둥이 손녀딸은 잘먹고 잘자고 잘논다. 그래서 건강하다.
큰손녀딸은 열 살 초등학교3학년이다. 방학이 되자마자 지 고모에게 수학을 배우겠다며 내려왔다. 큰손녀딸은 수학성적이 아주 좋지 않다고 했다.
학원강사인 딸아이는 질녀를 아주 호되게 가르친다. 큰손녀딸은 공부할때 한눈을 파는 것 같다. 어제 배운 것을 물어보면 이런단다.
"으응 까먹었어." 한성질 하는 딸아이에게 그런 얘기가 통할리가 없다.
"너 공부하기 싫지. 놀고 싶지!"
"응"
"으응?" 큰손녀딸 조그만 손바닥이 불이 나는 듯 했다.
그렇게 질녀를 쥐잡듯 하는 고모지만 잘해줄때는 엄청나게 잘해준다. 며칠전엔 아이들 옷 한 벌씩 사입히고 데리고 놀다왔다고 한다.
내일모레면 두 손녀딸은 올라간단다. 아이들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우리 늙은 내외의 눈에 한참은 밟히겠다. 짠하게 묻어나는 아이들 모습에 몇며칠을 눈시울 뷹히겠다. 아이들 발자국소리 토닥토닥 들리는 듯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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