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술/문경아제 참으로 오랜만에 막걸리 한잔했다. 오후 네시쯤 자전거타고 둔치에 산책나갔다 오는길에 다산슈퍼에 들려 막걸리 한병을 받아왔다. 요즘엔 모두들 건강관리하느라고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이 친군 혈앞이 높아, 저 친구는 간기능이 안 좋아, 또 저기 저 친구는 당뇨가 있어 술을 멀리 .. 수필 2017.08.13
가을/문경아제 오늘 아침 출근길은 선선했다. 어제로서 장마가 완전 물러간 듯했다. 6일이 입추였고 어제가 말복이었다. 계절은 어느새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다. 대자연의 질서는 그렇게 준엄하다. 가을, 따한한 정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멀리 떨어져 사는 옛 동무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초등학교 .. 수필 2017.08.12
무소유/문경아제 시간을 내어 빈 방에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책을 정리했다. 있었다. 그렇게 찾던 법정스님의「무소유」가 그 많은 책더미 속에 있었다. 누가 나에게 한 권의 책을 선택하라고 하면 난, 주저없이 법정스님의 수필집「무소유」를 택할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에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 수필 2017.08.09
바톤터치 매미가 운다. "매양매양매양매양매야앙!" 참매미가 운다. 옛날 어릴 적, 저 참매미를 매양매미라고 불렀다. 이맘때쯤이면 너분열동네 앞을 흘러가는 강가 버들숲에는 말매미울음소리로 귀청이 찢어질듯했다. 매미가 울면 여름의 끝자락이다. 여름은 한발짝한발짝 물러서고 가을은 한걸.. 수필 2017.07.30
수전노 돈을 종교의 교주같이 섬기는 사람, 돈에 너무 집착해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국과서에 나오는 스쿠리지 영감은 수전노였다. 섹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상인 샤일록은 대표적 수전노이다. 조금전에 친구에게서 전화.. 수필 2017.07.30
그때를 아십니까.1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고 허둥되던, 여름방학이 끝나가는 늦여름! 그때쯤엔 밤이면 풀벌레소리가 들리곤했다. 풀벌레울음소리 중에서는, "치륵치륵!" 울어대는 여치울음소리가 단연 으뜸이었다. 풀벌레소리가 들릴때면 들판엔 콩이 여물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저녁밥이 익어갈즘에 .. 수필 2017.07.30
만 원짜리 지폐 한장의 가치 수년전에 이런 광고가 있었다. "만 원 가지고는 시장도 못가요." "만 원으론 친구와 영화도 못봐요." 만 원 한장으론 주부는 시장도 못간다 했다. 여대생은 친구와 영화도 못본다고 했다. 요즘도 우리집사람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 거머지고 신바람나게 홈플러스로 달려간다. 지독한 또순.. 수필 2017.07.22
가정의 달 아이들이 물씬 컸습니다. 8년 전, 동산아파트에 처음 일하러 왔을 때 수정이는 유치원에 다녔고, 승하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엄마를 참 애먹이던 떼쟁이 민찬이는 네 살이었을 것입니다. 예쁘게 자란 수정이가 어느 새 중3이 되었고 부반장에 뽑혔다며 마당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던.. 수필 2017.07.18
소나기 어젯밤 여덟시쯤엔 소나기가 내렸다. 하늘에서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는 것처럼 세차게 내렸다. 소나기가 내릴때는 징조가 있다. 후덥지근해지고, 구름이 시커멓게 모여들고, "우르르 쾅" 천둥이 울고, "번쩍!" 번개가 친다. 소나기는 오형제라고 한다. 내리고 그치기를 다섯번쯤 반복한다.. 수필 2017.07.10
허리병 엊그제밤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하리병이 도졌다. 어제는 근무였다. 아픈 허리를 감싸안고 일을 해야했다. 젊은 시절 현직에 있을 때 같으면 병가내고 한 이틀 쉬면 되지만 퇴직 후 황혼직장이란 그게 힘든다.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았다. 꾸부정하게 걸어다녀야 하는 모습.. 수필 2017.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