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때를 아십니까.1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7. 30. 08:52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고 허둥되던, 여름방학이 끝나가는 늦여름! 그때쯤엔 밤이면 풀벌레소리가 들리곤했다.

풀벌레울음소리 중에서는, "치륵치륵!" 울어대는 여치울음소리가 단연 으뜸이었다.

풀벌레소리가 들릴때면 들판엔 콩이 여물어가고 있었다.

어머니는 저녁밥이 익어갈즘에 풋풋한 풋콩을 듬성듬성 박아넣고 밀개떡을 찌셨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밀개떡은 훌륭한 간식거리였다. 밀개떡은 조금 묽게 반죽한 밀가루에 적당히 간을 맞춘 뒤 밥에 뜸이 들무렵에 반죽한 밀가루를 밥 위에 얹은 후 풋콩을 듬성듬성 박아넣어 찐 떡이다.

밀개떡은 조금 짭쪼름하지만 아주 구수했다. 방부제가 들어간 요즘 시판되는 그 어떤 빵보다도 맛이 있었고 영양가도 탁월했다. 왜 그럴까? 재료가 토종밀을 빻은 밀가루이고 풋풋한 풋콩이기 때문이다. 벌레도 살지 못하는 방부제로 오염된 고약한 밀가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대는 기억하는가?

어머니의 손맛이 듬뿍 배어있는 밀개떡을.

그대를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자상한 눈길을, 환한 웃음을 그대는 기억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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