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문경아제 학유정(鶴遊亭)가는 길목에 있는 지인(知人)의 집 담장아랜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해바라기 노란꽃이 피어나곤했다. 근데 올해는 팔월중순이 넘었는데 종문소식이다. 궁금해서 앨범을 뒤져봤다. 아니었다. 사진을 박은 날짜가 2018. 9.15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면그렇지! 이십여 일 더 .. 길따라 물따라 2019.08.16
우리 집사람/문경아제 온종일 잔소리 퍼부어대는 사람이다. 눈만 마주치면 쌈걸어오는 사람이다. 심보가 놀부마누라보다 더 고약한 사람이다. 하루세끼 밥끓여먹는 게, 유세가 다락 같은 사람이다. 그래도, 곁에 없으면 아쉬은 사람이다. 생각나는 사람이다. 일상이야기 2019.08.16
산비둘기/문경아제 조금전에 비한줄금 내렸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소나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우비도 아니었다. 한참을 후두둑 떨어지다 그친 밋밋한 비였다. 비그친 하늘이 희뿌연 것으로 보아 비는 양이 차지않았나보다. 아쉬웠나보다. 더 내릴 테세다. "구구구구 구구구구!" 산비둘기가 운다 "자식.. 스토리텔링 2019.08.15
머무러고 싶은 순간들/문경아제 오늘 같이 하늘이 희뿌연 구름으로 덮혀있는 날은 고향집 마루위에서 바라다보던 뭉실뭉실 피어올랐던 그 뭉개구름이 생각난다. 이처럼 속이 더북룩한 날은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얼큰한 잡고기매운탕이 그리워진다. 마늘잎 뜯어넣고, 또 마늘 다져넣고, 고추장 풀어넣고 끓인 특등매운.. 길따라 물따라 2019.08.15
아침 산책길/문경아제 오늘아침에도 여뉘날처럼 산책길에 나섰다. 우리 집에서 골목길 사거리를 지나 세번째 집이 최 시인댁이다. 무성하게 자란 키위넝쿨이 지붕을 가득 덮었다. 올해도 키위를 사과상자로 대여섯 상자는 따겠다. 해마다 최 시인은 가을에 키위를 수확하면 몇 키로씩 나눠주곤 했다. 올해도 .. 수필 2019.08.14
뭉개구름/문경아제 여름하늘에 뭉실뭉실 피어오른 뭉개구름을 살펴보면 참 재밌다. 꿈쩍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구름도 있지만 바람에 등떠밀려 움직이는 구름도 많다. 구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엄마 바람은 덩치 큰 뭉개구름을, 아기 바람.. 길따라 물따라 2019.08.12
스마트폰 고치다/문경아제 로그인이 되지 않던 스마트폰을 어제 김천가는 열차안에서 고쳤다. 옆좌석에 앉은 젊은 아가씨에게 부탁했더니 힘안들이고 고쳐줬다. 뚝딱뚝딱 뚝딱뚝딱 ! 이것 한 번 뚝딱, 또 저것 한 번 뚝딱, 뚝딱뚝딱 뚝딱뚝딱 장단맞춰 뚝딱뚝딱. 여기요. 아가씬 생긋 웃으며 폰을 내밀었다. 몸도 맘.. 길따라 물따라 2019.08.12
영주 서천의 선비/문경아제 아침, 아홉시 반이 넘었는데 서천 폭포에 학창의 입고,짝다리 짚고 서 있는 저 백로는 아직도 아침식사를 못드셨나보다. 긴부리 들고 물속을 잔뜩 노려보고 계신다. 길따라 물따라 2019.08.12
어제 김천을 다녀오다/문경아제 동료 문인, 시조시인 최 예 환님이 부친상을 당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어제 김천을 다녀왔다. 최 시인은 고향이 선산 무을이라고 했다. 작고하신 어른께서는 김천을 기반으로 하여 살아가셨다고 했다. 김천은 1979년 12. 12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노태우에 의해 축출당한 대한민.. 길따라 물따라 2019.08.12
망중한/문경아제 아침, 아홉시가 넘었다. 조금 전에 집사람에게 멀건 죽한사발 얻어먹고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천정을 올려다본다. 이 시간이야말로 하루에서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살아가자면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이런저런 고뇌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고마웠던 이웃에게 마음주는 .. 길따라 물따라 201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