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하늘에 그려보는 그림/문경아제 새털구름, 뭉개구름 가지런히 떠있는, 늦여름 하늘 위에 그림을 그려본다. 작년 12월 31일, 마지막근무를 끝내고 퇴직하던 날밤 아빠손잡고 경비실을 찾아온 사랑스런 수빈이 얼굴을 그려본다. 그때 수빈이는 영주여중1학년이었다. 수빈이 손에는 조그만 케익상자와, 또박또박 정성을 다.. 일상이야기 2019.08.09
생활속의 발견/문경아제 집사람이 얹어놓은 신발장 위 종이상자에서 보았다. 참으로 아름다운 글귀를. ONE for ALL, ALL for one! 한사람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한사람을 위하여! 일상이야기 2019.08.09
이른아침 거리풍경/문경아제 해가 중천(中天)에 솟아올랐는데 분수대는 요지부동 잠에 곯아떨어졌다. 아니 태업중이다. 어젯밤늦게까지 물퍼올리느라고 파김치가 됐나보다. 아무리 아침이라지만 너무 조용하다. 구역거리도, 명동거리도, 365전통시장도 너무 조용하다. 시가지의 상권이 홈프라스 부근으로, 택지로 옮.. 길따라 물따라 2019.08.08
풀벌레 우는소리 들렸다/문경아제 엊그제밤부터 들렸다. "치르르치르르!" 풀벌레우는소리가 들렸다. 여치소리 같았다. 여름이 어제만 같더니만 한눈파는사이 가을이 성큼다가왔다. 풀벌레소리 앞세우고 가을이 뒤를 쫓아왔다. 집사람과 함께 마트에 들려 장보기하고 이제 막 집에 들어섰다. 초저녁에 떠있던 칠월칠석(七.. 미니 픽션 2019.08.07
안동호에 물안개피다/문경아제 엊그제 안동을 다녀왔다. 안동병원에 가서 약처방받아오라는 집사람 심부름으로 다녀왔다. 자기는 너무 더워서 못가겠다며 갔다오라는데 다녀오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심부름을 시키다 시키다, 급기야 자기대신 병원에 다녀오라는 심부름까지 시켜먹는다. 그래도 엊그젠 운수좋은 날.. 길따라 물따라 2019.08.07
벽공/문경아제 오늘아침, 우리 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영주의 하늘은 벽공이었다. 티끌 한점 없는 벽공이었다. 제비 두마리가 저 푸른하늘을 날아다니다 어딘가로 날아가버렸다. 낮이면 뭉개구름 피려니. 일상이야기 2019.08.02
구름/문경아제 하얀 구름 몇조각이 바람에 등떠밀려 어딘가로 정처없이 가고있다. 몇조각이 아니다. 자세히 보니 몇조각 구름따라 하늘을 가득 덮은 새하얀 떼구름이 느릿느릿 뒤를 쫓아가고 있다. 완전 스롯모션이다. 느림의 미학이다. 여름하늘의 풍류객, 저 하얀 뭉개구름이 작당을 하여 어디로 가.. 길따라 물따라 2019.07.31
족제비 가족들/문경아제 오늘 오전 열한시쯤, 제일교회뒤에 있는 쑥골 가는 길에 제일교회를 들려봤다. 수년 전 늦가을에 김정애, 조경자, 강현숙 시인과 함께 들렸던 옛 추억에 젖어서 제일교회를 들려봤다. 그때는 있었지만 왠일인지 없어졌다. 책이 가득한 서고가, 커피한잔 나누며 쉬어가는 카페가, 그때엔 .. 길따라 물따라 2019.07.30
서열/문경아제 서열은 조직의 위계질서를 유지하기위함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직적이면 아래 위의 소통이 막힌다. 우리 집 서열1위는 시집간 딸내미다. 시집을 갔다곤하지만 서열1위는 요지부동이다. 2위는 집사람이다. 3위는 나다. 집사람이 날 제쳐놓고 서열2위를 꿰어찬 것은 삼시세끼 밥끓여먹는.. 일상이야기 2019.07.28
접시꽃/문경아제 희뿌연 하늘아래 피어있는 저 두송이 접시꽃을 보라. 칠월염천 후덥지근한 더위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하지않고, 하늘올려다보고 생긋, 생긋 웃고만 있지 않는가. 길따라 물따라 2019.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