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문경아제 하늘이 희뿌옇다. 제비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이른 아침부터 희뿌연 하늘을 잽싸게 날아다니더니 배가 불렀나보다. 점심먹고 나더니 집사람은 마늘을 찧기 시작했다. 조그만 플라스틱 절구에 마늘을 넣고 "콩콩콩!"찌어대고 있었다. 한참을 찧더니 집사람은 나에게 절구공이를 넘겨주.. 일상이야기 2019.09.04
딱 찍힐 것 같아/문경아제 우리 집 골목길 맞은 편엔 열여섯 세대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4층짜리 연립주택이 있다. 건물 입구 초입엔 쓰레기집하장이 있다. 쓰레기집하장엔 언제 어느때를 막론하고 쓰레기로 넘쳐났다. 규격봉투가 아닌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서 내어놓은 쓰레기와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대형폐기물.. 일상이야기 2019.09.03
해바라기/문경아제 해를 바라보며 고개를 돌리는 꽃이라고 해서 꽃이름이 그렇게 지어졌을 것이다. 이권과 권력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을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해바라기는 대부분 한여름에 꽃을 피우지만 요즘 같은 초가을에 피는 해바라기도 있다. 학유정에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때.. 길따라 물따라 2019.09.02
숨박꼭질/문경아제 골목길에 놓아둔 평상위에서 볕바라기 하던 까만 길냥이가 날 보더니 평상 뒤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플라스틱판넬 밑으로 숨어버린다. 나온나. 좋게 말할 때 퍼뜩 나온나. 내 성질 돋구워서 좋을 게 하나도 없대이. 그라이 빨리 나오거래이. 쫑긋한 니 두 귀가 보이걸랑. 하얀 입도, 코도 .. 길따라 물따라 2019.09.01
동네한바퀴 빙 돌고/문경아제 밤아홉시 반, 동네한바퀴를 빙 돌아봤다. 애노네집엔 불이 꺼졌다. 밤이면 늘, "컹컹컹!" 짖어대던 애노가 조용하다. 주인따라 밤마실갔나보다. 우리 집앞, 높다란 전주에 대롱대롱 붙어앉아 불침번 서는 빨간 cctv는 충직하기 그지없다. 일년삼백육십오 일밤을 단 하룻밤도 걸러지않는 충.. 일상이야기 2019.08.31
영주 쑥골 회화나무/문경아제 2016년 4월 6일, 쑥골 어느 골목길 모퉁이에서 보았던 회하나무를 만나려고 어제 오전부터 쑥골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어제는 허탕하고 돌아왔고, 더디어 오늘 오전에 만났다. 회하나무를 선비나무라고도 부른다. 고고(孤高)한 선비의 품성(品性)이 느껴지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삼년.. 길따라 물따라 2019.08.31
영주 영광여자고등학교/문경아제 오늘 오전, 회화나무를 보기 위해 쑥골을 헤매이다가 저쯤 언덕위에 있는 영광여자고등학교를 만났다. 영광여자고등학교는 1966년 11월 17일 설립한 일반계 사립 여자 고등학교다. 491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43분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시고 계신다. 교장은 구성모 선생님이시.. 길따라 물따라 2019.08.31
산동네/문경아제 관삿골 웃동네 산동네의 초가을 풍경을 폰에 담아봤다. 파란 가을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있었고, 바람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곱기만했다. 길따라 물따라 2019.08.30
회화나무/문경아제 10여 년전, 친구 경호와 함께 찾았던 쑥골, 회화나무를 다시 한 번 만나보려고 쑥골에 들렸다가 허탕하고 돌아섰다. 경호에게 길을 정확히 물어 담에 다시 들려야겠다. 길따라 물따라 2019.08.30
영주 영광여자중학교/문경아제 영주 쑥골 뒤에 있는 영광여자중학교다. 우리 집 애물단지 딸아이는 30여 년 전에 저 학교를 졸업했다. 오늘 오전, 자전거를 타고 딸아이의 꿈이 스려있는, 지혜와 지식을 길러준, 딸아이의 모교 영광여중을 찾아나섰다. 학굣길에 들어서자 길이 가파로워 자전거를 길가에 세워놓고 걸어.. 이런 저런 이야기 2019.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