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빵집/문경아제 삼시세끼 밥만 먹는 것 보다는 오늘 저녁은 별식으로 해결해보려고 기차역 앞에 있는 빵집을 찾아갔다. 번개시장 점포를 따라 쭉쭉 내려가자 저쯤에 빵집이 보였다. 솥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놓칠세라 폰을 들이대고 한컷했다. 홀에 들어섰다. 점원에게 만 원을 건네주.. 일상이야기 2019.01.21
알아서해요/문경아제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펼쳐진 책을 정리했다. 천 시인 만나면 시집 한 권, 박 아무개 선배 소설가 만나면 또 한 권! 그렇게 모인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옆방으로 옮겼는데도 또 그렇게 재여져있었다. "저 책들 저러케 내버려두면 대문밖에 마캉 내버리니대이!" 집사람이 그렇게.. 일상이야기 2019.01.21
심부름/문경아제 하루 삼시세끼 밥만먹기도 그러니 마트가서 국수 사오란다. 집사람 말 한마디에 꿈쩍못하고 아침 열한시쯤에 하나로마트에 다녀왔다. '얼씨구나, 이제 돈안벌고 집에서 밥만 축낸다고 하늘 같은 서방님을 바깥으로 내모는구나.' 퇴직을 하고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했다. 하긴 .. 일상이야기 2019.01.20
해질녘/문경아제 서쪽하늘에 해가 아직 서너발은 남아있다. 햇살이 참 맑고 곱다. 따사롭다. 저 서쪽하늘에 걸려있는 곱디고운 겨울수채화는 하늘이 제공한 파란 켄트지 위에 커다란 붓들고 햇살이 그렸을 것이다. 학유정에서 지인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너무 일찍 들어온다고 집사람이 잔소리를 .. 일상이야기 2019.01.20
고용노동부 다녀오다/문경아제 먹고대학생이 되고부터 편하기가 그지없었다. 새벽길 더듬어가며 출근하지 않아도, 그 고약한 쓰레기 냄새 맡아가며 쓰레기장에 온종일 살다시피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듬이 깨어진 생활은 몸은 편했지만 꼴은 말이 아니었다. 아침, 열시 반쯤에 집을나섰다. 실업급.. 일상이야기 2019.01.18
바꾸다/문경아제 오늘 낮, 2시에 대화예식장에서 친구가 며느리를 본다기에 12시 50분쯤에 집을 나섰다. 식당에 도착하니 왠지 조용했다. 이상했다. 하객이라곤 나와 또래로 보이는 또 한사람뿐이었다. 오늘 대화예식장에서는 예식이 없다고 했다. 친구, 경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준우네 결혼식장.. 일상이야기 2019.01.12
친구와 헤어지고/문경아제 낮 두시쯤에 제천에서 고향친구와 만나서 밥 한끼 같이 나누고, 조금전에 헤어져 영주행열차에 몸을실었다. 중학다닐때 만난 친구였으니 60년지기 옛 친구다. 나는 술을 마시지않는지라 그 친구 혼자서 소주 두 병을 다 마셨다. 그런대도 취하지 않는다고 했다. 열차 차창가에, 마시다가 .. 일상이야기 2019.01.11
저녁놀/문경아제 독감에 걸려 동네의원에 다녀온 후로 며칠동안 앓아누웠다가 어제 오후에서야 훌훌 털고 일어나 앉았다. 까치가 집을 지은 머리를 감고, 산도둑놈처럼 덥수룩하게 자라난 수염을 깍고났더니 좀 봐줄만했다. 며칠만에 학유정에 나가보았다. 모두들 벌써부터 나와있었다. 여전했다. 며칠.. 일상이야기 2019.01.09
산다는 건6/문경아제 산다는 건 다 그런거다. 퇴직을 해서 놀면은 어지간히 편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웬걸! 떡하니 독감에 걸려버렸다. 엎친데덮친격으로 집사람까지 감기에 걸렸다. 집사람과 둘이서, "아이고 지고 후유!" 맞장구를 친 것이 오늘이 벌써 나흘째다. 우리 내외 모두 병원에 다녀왔지만 독.. 일상이야기 2019.01.07
부부3/문경아제 조금전이었다. 집사람은 약먹기를 아주 싫어한다. 약 한 번 먹으려면 갖은 신고를 한다. 아침은 빵으로 먹었는데 점심까지도 빵으로 때웠다. 병원에 다녀와서 축 늘브려져 누워있는 집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여보, 오늘 저녁은 시켜 먹을까?" 집사람은 "아니!" 라고 대답했다. 부부란 오랜 .. 일상이야기 201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