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2시에 대화예식장에서 친구가 며느리를 본다기에 12시 50분쯤에 집을 나섰다.
식당에 도착하니 왠지 조용했다. 이상했다. 하객이라곤 나와 또래로 보이는 또 한사람뿐이었다.
오늘 대화예식장에서는 예식이 없다고 했다. 친구, 경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준우네 결혼식장이 대화예식장이 아니냐고.
"왜 헛다리 짚노. 대화가 아니고 아모르다. 나는 벌써 와있다. 준우 만나 인사하고 막바로 4층으로 올라오거래이!"
허겁지겁 택시를 잡아타고 아모르로 향했다.
혼주 준우와 수인사를 하고, 축의금 10만원과 한끼 식사분 티켓을 접수창구에서 바꿨다. 그리곤 4층으로 올라갔다.
피로연회장인 4층에 들어서서 빼곡한 손님중에 친구를 찾는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로좌로, 가로로, 세로로 주욱 훑어보았더니 서편 저쯤에 친구 경호가 앉아있었다.
미리온 친구는 식사를 거의 끝내고 있었고, 친구곁에는 박찬하 선생이 함께 있었다.
"먼저 가게!"
"그래, 내 이 친구와 갈데가 있어놔서 먼저 일어서네. 천천히 들고 나오게."
친구는 박선생과 함께 휭하니 나가버렸다. 영상이 친구가 없었더라면 완전 외톨이 될뻔했다.
영주에서 44년째를 살아가지만 그래도 객진 객지다. 결혼식 하객으로 갔을 때나, 상갓집에 문상갔을 때나 늘상 느끼는 일이었다.
오늘도 몇푼의 축의금을 한끼분의 티켓과 맞바꾸어 뷔페로 식사 한끼를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대가 바뀌면서 십시일반 부조로 주고받던 따사한 증표가 사라진 자리엔 개도 물어가지 않는다는 돈이 차지하고 있었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다.
"차라리 청국장 곁드린 백반이 훨씬 나아!"
결혼식 피로연을 다녀오면 집사람에게 늘상 들려주던 그말을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줄 수밖에 없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질녘/문경아제 (0) | 2019.01.20 |
---|---|
고용노동부 다녀오다/문경아제 (0) | 2019.01.18 |
친구와 헤어지고/문경아제 (0) | 2019.01.11 |
저녁놀/문경아제 (0) | 2019.01.09 |
산다는 건6/문경아제 (0) | 2019.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