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대학생이 되고부터 편하기가 그지없었다.
새벽길 더듬어가며 출근하지 않아도, 그 고약한 쓰레기 냄새 맡아가며 쓰레기장에 온종일 살다시피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듬이 깨어진 생활은 몸은 편했지만 꼴은 말이 아니었다.
아침, 열시 반쯤에 집을나섰다.
실업급여신청하러 고용노농부 영주지청을 찾아나섰다.
'고용노동부!'
근로자의 고용정책을 입안, 시행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사용자의 불법과 위법, 근로자에게 행하는 횡포를 감시감독하는 기관이다.
근로감독관이 앉아있는 고용노동부는 그래서 근로자에게는 포근하고 사용자에게는 두려운 기관이다.
상담에 친절히 응해주신 15번 창구 담당자님께 감사말씀 드린다.
이땅의 모든 공직자의 표양(表樣)이 될법한 그대에게, "고맙습니대이!" 머리숙여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