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1/문경아제 벗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 통하고 나이가 엇비슷하여 오랫동안 가까이 사귀어 온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어제 아침이었다. 전우홍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친구가 말했다. "어이, 친구. 우리 오늘낮에 점심 함께 먹세!" 내가 대답했다. "그래, 친구 고맙네. 근데 우짜뇨. 독감.. 일상이야기 2019.01.05
꼽사리 끼다/문경아제 어제 독감치료받으러 동네의원에 다녀오려는 참에 건강보험공단에 들렸다. 직장을 퇴직하였으니 백수가 되었고 해서, 보험증을 정리하여야했기 때문이었다. 막내 앞으로 우리내외를 올려놓고 왔다. 꼽사리를 낀 셈이었다. 어쩌랴. 늙어 능력없으지면 자식득을 볼 수밖에. '꼽사리'는 '함.. 일상이야기 2019.01.05
노년일기/문경아제 "귀찮다 그만!" 견디다 못한 아내가 그렇게 말하며 병원에 가려는 듯 방문을 나선다. "오후에 가. 따뜻해 지거던." "오늘 토요일이잖아." "아항, 그렇구나." 어제는 내가, 오늘은 아내가 동네의원에 다녀왔고, 다녀오려고 집을 나선다. 어제 동네의원에서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A.. 일상이야기 2019.01.05
백수(白手)/문경아제 엊저녁때도 정든식당문은 닫혀있었다. 해서, 시민손짜장에서 간짜장으로 식사를 했다. 그것이 무지개아파트경비원으로서 먹는 마지막 저녁밥이었다. 밤이 지나갔다. 새벽은 어김없이 다가왔고 새해가 되었다. 하룻밤사이에 백수로 전락했다. 8개월동안 실업급여받으며 생활하면서 적당.. 일상이야기 2019.01.01
카운터다운3/문경아제 퇴직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11월26일, 재계약에 탈락되었다는 통보를 소장으로부터 받은지가 엊그제같은데 퇴직일이 하루앞으로 훌쩍 다가왔다. 내게 죄가 있었다면 나이 순도 아니었고 단지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며 동회장에게 맞선 죄밖에 없었다. 13년 7개월동안 무지개 아파트에.. 일상이야기 2018.12.30
카운터다운2/문경아제 새벽길 더듬어며 조금전에 출근해서 순찰 한바퀴돌고 감지기를 2초소에 인계하고 초소로 돌아왔다. 나이들어도 이렇게 일을 할 수있다는 게 그 얼마나 좋은 일이랴. 카운터다운을 해본다. 퇴직하고 그만둘 날이 이제 구일밖에 남지않았다. 노동에서 해방되어 자유인이 되는 날이 .. 일상이야기 2018.12.21
12월의 꽃동산1/문경아제 어젯밤 열시 이십분쯤에 찍은 꽃동산전경이다. 꽃동산로터리를 돌아가는 차량들의 불빛이 더할 수 없이 현란하다. 크리스마스가 엿새앞으로 다가왔다. 올 성탄절은 몸도 마음도 썰렁할 것 같다. 연말에 퇴직을 앞두었기에 메리 크리스마스는 힘들 것 같다. 일상이야기 2018.12.19
누가 부른다고/문경아제 눈이 펄펄 날린다. 곱게 내리지 않고 바람에 펄펄 날린다. 나뭇가지는 미동도 없는데 눈은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엇비듬히 날린다. 창밖엔 미세한 바람이 부는 모양이다. 일기예보에 오늘 영주지방은 15시쯤 강수확률이 60%라고 했다. 눈은 13시 40분경부터 내리기 시작했으니 약 한시간 .. 일상이야기 2018.12.13
불청객(不請客)/문경아제 눈이 쏟아진다. 하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진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은 우리 같은 늘수구레한 경비원에겐 더이상 맨발로 뛰어나가 맞아야할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제설작업을 해야하는, 그래서 경비원을 힘들게 하는 불청객일 뿐이다. 오후 3시 57분 현재, 경북 영주에는 대설주의보가 .. 일상이야기 2018.12.11
눈이 내린다/문경아제 눈이 내린다. 함박눈도 싸락눈도 아닌 얼치기 눈이 내린다. 한박눈은 펄펄, 싸락눈은 싸락싸락 내리지만 얼치기 눈은 비처럼 부슬부슬 내린다. 아파트경비원은 눈이 조금만 내려도, 우리 영주말로 쪼매만 띠껴도 부산하게 움직인다. 각동 현관 앞 계단에 보온덮게 깔고, 계단을 오르는 비.. 일상이야기 2018.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