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8/문경아제
쥐 죽은 듯한 골목길에, "컹컹컹!" 개 짖는 소리 들려온다. 개짖는 소리만 간간히 들릴뿐 골목길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어제가 우수였다. 이제 곧 포근해지면, 학유정 가는 길모퉁이 집에 사는 여섯살배기 준호가 활개 치며 뛰어다니겠다. 이웃집에 사는 채정이가 여중1학년 되겠다. 오후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코 꼴만 한 우리 집 앞 공터에 장이 설 것이다. 장판엔 어른은 보이지 않고 아이들만 득실거리겠다. 장터로 변한 골목길이 시끌벅적하겠다. 골목길이 시끌벅적한 것은 골목길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골목길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는 증표다. 우린 효성빌라 앞 골목길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웃이다. 아침이면 동산에 솟는 해 함께 바라보고, 저녁이면 구수산 너머로 넘어가는 감홍시처럼 빨간 저녁해 함께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