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 엊그제 저녁때, 농암에 살고 계시던 외숙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외종제로부터 받았다. 어쩐다 꼭 다녀와야 되는데, 걱정이 앞섰다. 내일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2초소와 3초소, 기사실에 사정을 얘기했더니 흔쾌히 다녀오라고 했다. 외숙모 영정 앞에 섰다. 왈칵 눈물.. 수필 2015.11.02
돌다리 예전엔 저 돌다리를 건너 학교에 가고 장보러도 갔습니다. 여름날, 소나기가 쏟아져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나면 물이 줄어들 때까지 학교에도 장보러도 가지 못했습니다. 돌다리는 단순히 다리만이 아니고 사람들의 생활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였습니다. 사링과 사랑을 이어주는 사랑의 연.. 길따라 물따라 2015.11.02
영주시 휴천동 선사시대 지석 및 입석 저 든든한 고인돌 아래 영면하시는 선인(先人)이시여! 당신께서 계셨기에 오늘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고 있나이다. 길따라 물따라 2015.11.01
야삼경(夜三更)/문경아제 김동한 두런두런 속닥속닥 까만 밤 아래 나란히 누운 두 여정(旅情) 귀뚜리 울음따라 밤은 깊어 가는데 무에 그리 우서운지 허허허 호호호호 까만 밤 지새우네 어둠속의 두 여정. 시 2015.10.31
자화상/문경아제 김동한 외줄기 바람이었나 소나기 지나간 강 언덕에 서서 장대비의 울음을 기억해 본다 저녁노을은 붉게붉게 타오르는데 시 한줄 낚기는 왜 이렇게 힘이 드는가 겨울, 보리밭을 덮고 있는 새하얀 눈은 울 어머니 품속 같겠지. 시 2015.10.31
역에선 가로등/문경아제 임 없는 이 거리를 생각지 말자 뜨거운 이 눈물이 마를 때까지 나 혼자 아주 멀리 떠날까 말까 지울 수 없는 상처 마음의 상처 희미한 가로등은 역에서 운다 별 없는 이 거리를 생각지 말자 이것이 그대에게 행복이리면 괴로운 내 가슴에 스미는 바람 흐르는 눈물 방울 참지 못하고 희미한.. 이런 저런 이야기 2015.10.31
징 1 삼천리 그 몇 천리를 세월 몇 굽이 돌아 갈고 서린 한을 풀어 가을 하늘을 돌고 있네 수수한 울음 하나로 한평생을 돌고 있네. 2 아홉 마당 열두 타작으로 잔등을 후려쳐라. 주름살 골을 따라 갈가리 찢긴 한을 한평생 돌다 지치면 내 전신을 두들겨라. 3 울거라 울거라 밤새도록 울거라 .. 시조 2015.10.31
산수유/문경아제 김동한 꿈이 익었다 빨간 진주되어 알알이 익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님들은 아실까 반짝이는 갈햇살과 은빛 구름도 알고 있을까 저 동그란 항아리 안에 담겨진 빠알간 꿈을. 시 2015.10.31
빈 집/조경자 야생화 피고 지는 기척 없는 뜰 안 그리움 끌어안고 깨어진 항아리 해종일 기다리며 키 크는 도토라지 웃음소리 그득하던 먼지 수북 쌓인 방 적막이 걸려있는 깊이 잠든 자물쇠 부서진 미닫이 열면 반겨주실 어머니 할 말을 잊어버린 무너진 토담 아래 헤진 기억 뒹굴며 짝 잃은 검정고무.. 시조 201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