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술과 노래 한 곡에 세월은 간다/문경아제 선배 두 분과 이틀에 한 번꼴로 만나는 절친 경호와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하늘엔 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캄캄한 하늘은 구름으로 잔뜩 덮혀있다. 밤사이 비라도 내릴 모양이다. 낼 아침 출근길은 서글퍼겠다. 저녁 먹어며 소주 두어 잔 했더니 속이 부대낀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1
경비일기.1/문경아제 오후부터 바람이 엄청 강하게 불었다. 기온도 뚝 떨어졌다. 쌀쌀한 정도가 아니라 추웠다. 오가는 사람들이 "아이고 추워라!" 라며 지나갔다. 마트 앞 외곽도로에, 102동 3문 앞에,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수북히 떨어진 가랑잎을 쓸다가 포기했다. 바람이 방해를 하기 때문이..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29
경비일기/문경아제 아침, 순찰시계를 거머쥐고 순찰을 돈다. 하루일과는 이렇게 순찰로 시작된다. 101동 뒤 소나무 밑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뒷목이 따끔했다. 벌이 쏘고 날아갔다. 벌은 적을 쏘고 침이 빠지면 죽는다고 한다. 쏘인 목이 무척 쓰라려 온다. 아파트 아랫마을에 양봉을 치는 집이 있..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27
나홀로 집에/문경아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갈햇살이 포근하기 그지없다. 찬란한 갈햇살에 눈이 부시다. 집사람은 9시35분열차로 안동병원에 가고없다. 나홀로 덩그러니 남아 집을 지킨다. 정오가 넘어섰다. 대문을나서면서 아내가 말했다. 점심은 어디 나가서 먹으라고. 그래. 때가 되었으니 칼국수라도 한 ..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20
동행/문경아제 밤길을 간다. 자전거가 펑크나서 끌고 간다. 한참을 가다가 지쳐서 자전거에게 부탁을 한다. "이젠, 자네가 날 좀 끌고 가라고!" 우린 그렇게 교대해가며 서로 의지해 가며 밤길을 걸어간다. 혼자 걷는 길은 힘들고 외롭지만 둘이 걷은 길은 그렇지 않다. 서로 동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13
민족의 울림노래 아리랑/문경아제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서 아리랑과 애국가를 부르는 저 팔십 노객(老客)은 쿠바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 저 아마추어가수는 쿠바이민2세인듯 하다. 그런 그가 아리랑과 애국가는 알고 있다. 왜일까? 그의 가슴속에는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리..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08
청자빛 가을하늘/문경아제 곱다. 참 곱다. 티 하나없는 가을하늘이 눈물겹게 곱다. "째째잭!" 참새떼가 울어댄다. 새소리가 파란 하늘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청자빛 가을하늘이 우리 집 손녀딸 신우만큼 곱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08
부영아파트엔 애물단지 딸내미가 산다/문경아제 동쪽, 밤하늘엔 팔월 열여드레달이 옅은 구름을 뚫고 둥근 얼굴을 내밀었다. 반대편 서쪽하늘 아래에는 부영아파트의 불빛이 아련하게 보인다. 부영아파트엔 우리집 애물단지 딸아이가 살고있다. 우리 딸! 층층시하 시조부모님, 시부모님 모시고 추석명절 쇠느라 엄청 고생했겠다. 잘했..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07
대나무/문경아제 대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눈에 보이는 수직 줄기와, 무리가 쓰러지지 않게 개체와 개체를 수평으로 이어주는 땅속줄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는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바깥 줄기만 볼뿐, 땅속에 숨어있는 진정한 줄기, 땅속줄기는 보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06
추석은 그렇게 지나갔다/문경아제 아이들이 추석쇠러 내려왔다. 내 사랑 두 손녀딸도 엄마 아빠따라 내려왔다. 큰 손녀딸 신우가 부쩍 컸다. 지난 5월에 내려왔을 때보다 반 뼘정도는 더 큰 것 같다. 아이들은 여름 소낙비에 오이 커듯 그렇게 자라는 법이다. 그른데 빼빼했다. 밥을 잘 먹지 않고 편식을 해서 그럴 것이다. ..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