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갑질/문경아제 어제 점심때였다. 아침을 죽한릇으로 부실하게 때웠더니 배가 쉬 고파왔다. 해서, 12시 땡하자마자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밥 한그릇 다 먹고 양치질까지 했는데도 시계는 12시 28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래, 자전거 찾아오자. 아침 출근할때 자전거점에 맡기고 온 자전거 찾아오자.' 그렇..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30
병고(病苦)/문경아제 오전에 성누가병원에 다녀왔다. 겁이나서 뭉기적뭉기적 하던 건강검진을 받으려 성누가병원에 다녀왔다. 예상했던대로였다. 위장이 말이아니었다. 약을 한보따리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에그, 내팔자야. 저 약을 어떻게 다 먹어. 클났네!' 그러잖아도 비쩍 마른 몸, '순천김가 근성' 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28
물레방아는 물을 안고 돌아간다/문경아제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추절추절 가을비가 내렸다. 출근은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비가 오니 오늘은 좀 편히 쉴 수 있겠다' 고. 근 일주일간을 우리 경상도말로 쌔빠지게 일했다. 인부가 베어놓은 벌목을 묶어서 쌓아올리느라고 연일 중노동을 했다. 작업지시자는 관리소장이 아니라 ..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27
좋은 생각/한화생명 「좋은생각」은 24년 전에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에, 우리가 어렸을때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고 산과 들, 모래밭을 망아지처럼 뛰어다닌 그때부터 「좋은생각」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형제들과 생선 부스라기라도 더 먹으려고 다투고 울고 화해한 그때부터 「좋은생각」은 만..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22
여명(黎明)/문경아제 먼동이 터오른다. 동녁하늘이 밝아온다. 음과양이 바뀌고 밤과 낮이 교대를 하는 성스러운 순간이다. 오렌지빛으로 훤하게 열리는 동녁하늘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21
초저녁 서쪽하늘/문경아제 저녁 일곱시! 가을이 깊어감에 해는 어느 새 노루꽁지만큼 짧아졌다. 그래서일까. 해넘어가기 바쁘게 주위는 어둠에 휩싸인다. 해떨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서쪽하늘이 까맣다. 하늘엔 시커먼 먹구름 몇장이 떠있다. 태풍이 올라온다더니 비라도 내릴려나. 가을비는 서글프..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17
벽공(壁空).2/문경아제 하늘이 한결 푸르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그 옛날, 차라리 부러질지언정 휘지는 않았다는 고불 맹사성 대감이 생각난다. 고불 맹사성은 그 유명한 '공당문답' 의 주인공이다. 정승판서가 따로 있나. 수염쓰다듬어며 "에헴!" 하면 정승판사지. 높다란 저전거에 올라앉아 길을 가며 공..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15
해야해야 나오너라/문경아제 해야해야 나오너라 김칫국에 밥말아 먹고 장구치며 나오너라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칙칙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옛날 어릴적에 불렀던 동요를 흥얼거려본다. 갈하늘은 쪽빛같이 파래야 제격이다. 저렇게 희뿌연 하늘은 갈하늘이 아니다. 해야해야 나오너라 라면 한개 끓여먹고 나팔..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10
허공/문경아제 허공은 무슨 빛깔일까? 누가 당신에게 그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무색이다!" 라고 대답할 것인가? 만약 당신이 그리 대답을 한다면 미안하지만 틀렸다. 어찌 허공이 무색이란 말인가? 당신은 정체된 허공만 보았지 천의 얼굴을 가진 변화무쌍한 허공.. 이런 저런 이야기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