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저저리꾼/문경아제 "야아, 이자식아!" 고함을 질렀다. 쓰레기봉지를 뜯어려고 주둥이를 들이밀던 누르스름한 알록고양이가 찔끔하고 뒤로 물러선다. 한 발 자국 후퇴한 고양이는 피하고 볼양인지 차밑으로 살살 기어들어간다. 내가 가고나면 저 말썽꾸러기 알록고양이는 차밑에서 기어나와서 쓰레기봉지를..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18
산 앞에 겸허하자/문경아제 산앞에 겸허하자. 수천 미터가 넘는 세계의 유수한 봉우리들은 일기의 변화를 죽끓 듯이 부려될 것이다. 인간이 세계의 높디높은 산을 오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접근을 허용한 산의 자비심 때문이다. 인간이 위대해서가 결코 아니다. 인간이 아무리 높은 산의 최고봉에 올랐다해도 요즘..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18
곱빼기 근무/문경아제 오늘도 오후엔 출근을 해야된다. 반대당무자 송선배가 휴가를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 내일까지 연이어 근무를 해야한다. 요즘은 가랑잎 쓰는 일이 고역이다. 바람이 안 불면 일도 아닌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문제다. 쓸어도쓸어도 낙엽은 떨어지고 그렇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15
부석사 진입로/문경아제 만추에 접어들자 그렇게도 울어대던 뀌뚜라미울음소리가 뚝 그쳤다. 노랗게 물들은 고운 은행잎들도 한잎 두잎 떨어져내렸다. 포도엔 떨어져내린 은행잎들로 가득하다. 올가을에도 틀려버렸나보다. 집사람과 나란히, 환상의 길이라는 부석사 진입로 은행나무터널밑을 걸어보아..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9
내 새끼/문경아제 부영아파트에 사는 딸아이로부터 택배가 왔다. 반찬이라고 집사람이 귀뜸을 해줬다. 집사람은 지난달 26일 안동병원에서 백내장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난 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들린다. 안약도 하루에 여섯 번씩 넣는다. 딸아이는, '엄마가 눈수술을 해서 반찬 장만하..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7
동행.1/문경아제 새벽 다섯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 자전거를 끌고 굴다리 지하보도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간다. 중앙선 복선공사로 지하보도가 어설프기 그지없다. 길위에 서있던 또래에 조금은 못 미칠 듯한 할머니가 나직이 말을 건넨다. "천천히 조심해서 올라오시소! 길이 가파럽니더."..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7
구월 보름달/문경아제 선배랑 친구랑 놀다가 저녁먹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밤하늘엔 구월 보름달이 환하게 떠있다. 만월인 저 달도 내일밤부턴 기우려 질것이다. 저 환한 보름달을 폰에 모셔본다. 아무리 잘 모시려고 애써봐도 잘 되지 않는다. 폰의 렌즈가 작아서이다. 달님, 보름달님! 잘 모시지 ..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3
뿌린대로 거둔다/문경아제 해마다 가을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 라는 바로 그말이다. 그렇다. 가을엔 봄에 씨뿌려 가꾼만큼 거두는 것이다. 그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베품과 배려의 씨앗을 얼만큼 뿌렸는가? 가을, 이 가을에 그대는그대의 논과 밭에서 뿌린만큼 결실을 얻.. 이런 저런 이야기 2017.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