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문경아제 오늘아침에도 여뉘날처럼 산책길에 나섰다. 우리 집에서 골목길 사거리를 지나 세번째 집이 최 시인댁이다. 무성하게 자란 키위넝쿨이 지붕을 가득 덮었다. 올해도 키위를 사과상자로 대여섯 상자는 따겠다. 해마다 최 시인은 가을에 키위를 수확하면 몇 키로씩 나눠주곤 했다. 올해도 .. 수필 2019.08.14
한 건하려고/문경아제 아침 열한시가 가까워온다.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한 건하려고 길을 나섰다. 우리 집 다음 다음 다음 다음 집이 최정린 시인댁이다. 최 시인 집을 돌아 영주교회 앞에서 자전거를 세웠다. 커피한잔 마시며 쉬어가기 위해서다. 교회로비 커피자판기에서 커피한잔을 뽑아와 콘크리트울타리.. 수필 2019.07.19
쓰르라미가 울었다/문경아제 어제 오후였다. 시내 김내과에서 집사람 위장약과 내 혈압약을 처방받아 보건약국에서 약을 지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불바위를 지나 숲길에 들어서니 매미소리가 들려왔다. "쓰르르 쓰르르" 쓰르라미소리였다. 쓰르라미 울음소리는 듣는 이의 청각에 따라, "찌르르 찌르르"라고 .. 수필 2019.07.13
생고생하며 얻은 것/문경아제 사서 하는 고생을 생고생이라 한다. 어제낮에 구 가흥1동사무소앞에 있는 홍두깨 칼국수집에서 모임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해떨어지기 전에만 집에 도착하면 되겠기에 이 골목 저 골목을 돌고 돌아 유유자적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신영주교회를 지.. 수필 2019.07.12
숙연한 맘으로 길을 나서다/문경아제 현충일(顯忠日), 아침일찍 조기를 게양했다. 깃대 길이가 짧은지라 깃폭만큼은 아니고 적당하게 띄워서 게양했다. 아침 아홉시, 늦은 아침밥을 먹고 열시쯤 자전거를 끌고 길을 나섰다. 현충일이라 숙연한 맘으로 길을 나섰다. 아침부터 어떤 사이비 진보주의자는 현충일을 없에고 대신 .. 수필 2019.06.06
맥(脈)/문경아제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 다가오면 어느 집을 막론하고 안사람들은 무척 바쁘다. 우리 집사람도 어제 오후, 학유정에 놀러가려고 나서는 내게 떡쌀 닷되를 내어주며 가래떡을 빼오라고 했다. 오늘 아침엔 고용노동부에 가려는 나를 붙잡고, 쌀 한되를 자전거.. 수필 2019.02.01
어머니의 부엌/문경아제 옛날 어릴 적, 우리 집 부엌 부뚜막에는 솥 두개가 나란히 걸려있었다. 하나는 발솥이고 다른 하나는 옹달솥이었다. 커다란 발솥은 밥을 도맡아 지었고 발솥보다 훨씬 작은 옹달솥은 주로 국을 끓이는데 사용되었다. 솥들은 늘 까만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증조할머니 때.. 수필 2019.01.31
글쟁이5/문경아제 언젠가 대한민국 가수 박상규가 말했다. "빨리 나아서 무대에 서보고 싶다!" 라고. 그무렵 박상규는 중풍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 내 블로그엔 대부분 60대 이상의 나이든 문우님들이 찾아오지만 가물에 콩나듯 이따금 들려주는 젊은 손님분들도 있다. 그 손님분들을 위해 알려준다. 대한민.. 수필 2019.01.05
해님이 주무신다/문경아제 어제는 온종일 바람이 불어댔다. 바람은 온 세상을 다 날려버릴 듯이 미친듯이 불어댔다. 바람은 지치지도 않았는지 밤새워 불어댔다. 어제아침, 이곳 소백산 아랫고을 영주의 아침기온은 영화11°였다. 겨울날씨는 좀 춥다해도 바람만 자면 견딜만하다. 그러나 어제는 영화10°를 오르내.. 수필 2018.12.28
아버지1/문경아제 근무날 밤이면 시집간 딸아이가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딸아이가 살고 있는 부영아파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바라봅니다. 멀리 서쪽 하늘 아래, 부영아파트에서 새어나오는 주황색 불빛을 바라보며 딸아이를 생각합니다. 아들딸 낳고 길러, 시집장가 보내놓고보니 어느.. 수필 2018.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