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하는 고생을 생고생이라 한다.
어제낮에 구 가흥1동사무소앞에 있는 홍두깨 칼국수집에서 모임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해떨어지기 전에만 집에 도착하면 되겠기에 이 골목 저 골목을 돌고 돌아 유유자적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신영주교회를 지나서고 큰길앞에 다다랐다.
'신영주 동물병원'이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혹시 저 동물병원 김명애 시인 바깥양반이 운영하는 병원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죄될 것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큰길을 가로질러 휴천동성당앞을 지나간다.
성당,
나의 신앙의 뿌리가 있는 성스러운 집이다.
냉담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참회하며 들려야 할 성스러운 집이다. 몇십년을 찾아가지 못한 집이다.
1km 조금 걸은 듯한데 피로가 엄습해왔다.
나이 들면서부터 몸도 맘도 허약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걷고 걷더보니 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도로옆 어느 가게에 놓여있는 나무의자에 털석 주저앉아 다리쉼을 한다.
일분가량 쉬었더니 그래도 살만하다.
일어서서 집을 향하여 걸어간다.
피곤할 때 잠시동안이라도 앉아 쉬어가라고 내어놓은 듯한 나무의자!
그렇게 쉼터를 제공해 준 주인의 배려가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일어킨다.
한 걸음 한 걸음 집을 향하여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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